정부가 국정 과제로 삼을 만큼 차세대 핵심 전략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는 디지털 헬스케어.
코로나 대유행 장기화 속에서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면서 바이오와 함께 보건‧의료 분야 차세대 먹거리 산업으로 부상하고 있다.
하지만 어찌 보면 디지털 헬스케어의 한 축이라고 할 수 있는 의료계는 '원격의료' 논란에 매몰되면서 그동안 관련된 학술연구에 미온적이었다. 이 가운데 최근 디지털 헬스 발전과 학술 연구 교류를 표방한 학술단체 등장, 적극적인 활동을 펼치며 주목받고 있다.
대한디지털헬스학회(이하 학회)가 그 주인공.
최근 학회를 새롭게 이끌게 된 고상백 신임 회장(원주 연세의대 예방의학과)은 15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 중추 학술단체로서 '산‧학‧연‧병' 유기적인 협조체제 구축 속 정책 제안 등 다양한 활동을 벌이겠다고 다짐했다.
디지털헬스 생태계 구축 '중심' 학회
학회는 의학계와 산업계, 정부를 잇는 디지털 헬스 생태계 안에서의 학술 구심점이 되겠다는 목표 아래 지난해 창립된 신생 학술단체다.
창립 과정에서 학회는 디지털 헬스 분야 병원과 산업계를 잇는 '연결자' 역할을 하겠다는 자처하는 한편, 적극적인 정책 제안을 통해 정부 정책 입안에 있어 한 축이 되겠다는 포부를 내세웠다.
그 결과,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사단법인으로 인정받으며 디지털 헬스케어 대표 학술단체로도 인정받았다.
새 정부 들어서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을 차세대 먹거리로 주목하는 한편, 정책 설계 카운터 파트로 학회의 존재감이 한층 커진 것이다.
특히 학회는 지난 달 추계학술대회를 개최하면서 산자부와 '디지털 헬스 4.0 이니셔티브 예타사업 설명회'를 공동으로 개최하는 등 학술단체로서 정책 설계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또한 제약‧바이오업계도 최근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 신시장에 주목하고 있는 만큼 학회는 제약‧바이오협회와도 MOU를 체결해 기업들이 시장 진출에도 신경쓰고 있다고.
이 가운데 고상백 회장은 산자부뿐만 아니라 앞으로 보건복지부, 중소벤처기업부에도 적극적으로 정책 제안을 함으로써 디지털 헬스케어 대표 학술단체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최근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이 주목 받는 동시에 학술 연구를 표방한 다양한 학술단체가 창립되는 상황 속에서 대표 학회가 되겠다는 포부를 드러낸 것.
그는 "학회를 창립하면서부터 목표가 각 부처 간 단절돼 있던 디지털 헬스케어 정책을 잇고 생태계를 구축하자는 것"이라며 "학술연구 뿐만 아니라 학회가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 생태계 구축에 있어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자 했다. 이 때문에 학회 회원으로 의사와 연구자, 기업들까지 다양한 직역이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학회는 일반 회원과 기업 회원으로 구성되는데 현재 전국의 각 대학, 대학병원, 연구소의 의료진 및 연구원 등 전문가 100여명, 기업회원 30개사로 구성‧운영되고 있다.
고상백 회장은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은 차세대 핵심 산업으로 부상 중"이라며 "의사의 목소리만을 담는 것이 아니라 기업과 정부, 연구자들이 바라보는 시각을 균형 있게 검토하고 중추 학회로서 목소리를 내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동시에 고 회장은 "학회의 강점이 다학제로 구성됐다는 점이다. 탄생 때부터 산자부가 인증해 법인으로 시작하는 학회는 이례적으로 그만큼 정부도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며 "의학계 관점에서도 디지털 헬스케어 관련 임상적 유용성, 정밀성 등을 학술적으로 접근할 필요성이 존재한다. 학회가 이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의학회 인준 및 국제학술지 창간 과제
그러면서 고 회장은 창립 2년차를 맞은 신생학회로서 임기 내 대한의학회 인준 및 국제학술지 창간 의지도 드러냈다.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 학술 연구를 표방한 학술단체로서 갖춰야 하는 기본적인 조건이 의학회 인준과 국제학술지 창간으로 본 것.
함께 자리한 학회 김현정 부회장(서울대 치과병원 마취통증의학과)은 "의학회 인준은 국내에서 창립된 학술단체로서 우선시해야 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당연히 필수적인 과제"라며 "동시에 영문 국제학술지 창간도 필수다. 아직까지 해당 분야를 이끌고 있다고 평가할 만한 학술지도 없을뿐더러 학술지는 학회의 창간 이유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고 회장 역시 "의학회 인준을 받아 정식 회원이 돼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의료인 입장에서 환자 안전이 가장 우선시 돼야 한다.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이 임상적인 근거를 확인하고 이를 학술적으로 균형적 접근을 해낼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고 회장은 보건‧의료계에서 민감하게 반응할 수도 있는 비대면 헬스케어 도입, 즉 원격의료와 관련해서는 더 이상 논의를 미뤄서는 안 되는 사안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다만, 이는 '한국형 비대면 헬스케어 체계' 도입 논의에 한해서다.
고 회장은 "디지털 헬스케어 활용 가능성을 코로나 대유행을 거치면서 확인했다. 이 차원에서 비대면 진료를 반대하지 않는다"면서도 "의료 질 측면에서 효과와 안전성이 담보돼야 하는 것이 우선이다. 큰 담론은 동의하지만 아직 디테일이 공유되거나 다듬어지지 않았기에 토론되고 정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는 자기 목소리만 내고 직역 간 단절돼 있는 상황"이라며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고 미래 먹거리로서 균형적인 시각을 내는 학회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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