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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확대에 공공의대 공세까지…의협 "지역격차 해법 아냐"

발행날짜: 2023-01-13 05:30:00

김형동 의원, 국가교육위원회 방문해 권역별 공공의대 촉구
의사 역전 우려하는 의료계…"신설 앞서 효과 검증해야"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압박에 이어 정치권까지 공공의대 설립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에 의료계는 공공의대가 지역 간 의료격차 해법이 될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12일 의료계에 따르면 국민의힘 김형동 의원은 전날 국가교육위원회를 방문해 국립안동대를 비롯한 권역별 국립대학 내 공공의대 설립을 적극 검토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를 통해 경북지역 공공인프라를 확충하고 응급의료 골든타임을 확보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의료계에 대한 의대 정원 확대 및 공공의대 설립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경북은 인구 10만 명당 의사 수가 126.5명으로 전국 평균 177명에 크게 못 미친다는 설명이다. 이는 전국 17개 시·도 중 세종시(82.4명) 등을 제외하면 최하위권이라는 것.

반면 경북 의과대학 정원은 17개 시·도 평균 139.5명의 절반도 안 되는 모자란 49명에 불과해 의과대학 정원 배정에 있어서 역차별을 받고 있다는 주장이다.

특히 경북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상급종합병원이 없어 인구 10만 명당 치료 가능 사망률이 전국 최하위 수준인 46.98명에 하는 등 응급의료 인프라 확충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김 의원은 "의료 접근성 제고와 지역 간 의료격차 해소, 지방소멸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선 의료 인프라가 열악한 지역에 공공의대 신설이 시급하다"며 "공공의대법 제정을 통해 공공의대와 연계한 상급종합병원을 신설함으로써 공공보건의료 인프라 확충과 응급의료 골든타임 확보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국가교육위원회를 방문한 국민의힘 김형동 의원(왼쪽부터 세 번째)

이에 교육위원회 이배용 위원장은 "열악한 경북의 보건의료 서비스 현황에 공감한다. 보건복지부·교육부 등 유관기관과 협의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보건복지부 의대정원 확대 드라이브에 정치권 공공의대 공세가 더해지면서 협의 당사자인 대한의사협회 부담이 더욱 커지는 모습이다. 복지부는 최근 2023년 업무추진 계획을 통해 필수의료 분야 확충을 위한 방안으로 의대 정원 증원 필요성을 강조했다.

의료계는 전체 의사 수가 부족한 것이 아니라 지역별 분배가 원활하지 않은 게 진짜 문제라고 맞서고 있다.

실제 의협 의료정책연구소에 따르면 우리나라 인구는 감소세인 반면 활동의사는 증가세다. 우리나라의 활동의사는 2017년 기준 10만 명을 넘어서 인구 1000명당 활동의사 수는 1.9명이다.

활동의사 수는 2012년 이후 연평균 3% 수준으로 증가하는 반면, 같은 기간 활동의사 1인당 인구는 590명에서 523명으로 약 12% 감소했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의대 정원을 늘리거나 공공의대를 설립하면 의사 인력과잉으로 국민의료비가 증가할 수 있다는 우려다.

상급종합병원 절반 이상이 수도권에 몰린 지역별 의료격차 문제는 개선이 필요하면서도, 공공의대 설립은 그 대안이 될 수 없다고도 강조했다.

실제 2018년 공공의료기관 평가 결과 양질의 의료영역에 대한 평가가 68.3점으로 다른 영역보다 낮아, 그 수를 늘리기 보단 서비스 질을 개선하려는 노력이 우선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또 의정연은 이 밖의 공공의대 설립의 대안으로 ▲의료수요에 맞는 적정 전문인력 양성 ▲의사인력 관리를 위한 전문조직 구성 ▲지역 일차의료강화를 위한 의료전달체계 확립 등을 제안했다.

의협은 공공의대 신설에 앞서 예산 대비 효과에 대한 검증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공의대는 국민의 의료 이용 행태, 재정적인 문제, 시장 변화 등이 복합적으로 고려돼야 한다는 것.

공공의대에 지원한 학생들이 의사가 된 이후에도 해당 지역에 남아있을 보장이 없다는 것도 문제로 지적했다. 더욱이 도서벽지 공공의료기관에서 근무했던 의사조차 이 같은 기관의 기능성·전문성 등에 회의적인 상황이어서 의료계 공감대를 얻기 어려울 것이라도 짚었다.

이와 관련 의협 김이연 홍보이사는 "공공의대는 더 현실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외국처럼 장학금 등으로 공공의대 지원자를 모은다고 해도 이들이 의사가 된 뒤 지역사회에 남아있을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며 "이는 미래 세대 의사들이 공공의료를 위해 개인의 행복 추구나 직업 선택의 자유를 포기한다는 전제하에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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