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근육자극술(이하 IMS, Instramuscular Stimulation)을 한 개원의가 의료법 위반 혐의로 형사 소송에 휘말린 지 11년. 법원은 의사가 "의료법을 위반했다"며 최종적으로 유죄 판결을 내렸다.
11년 동안 두 번의 대법원 판단, 두 번의 파기환송심 이라는 지루한 법적 공방이 이어졌다. 지난해 9월 파기환송심을 진행한 부산지방법원의 최종 판단이 나오면서 공회전 하던 IMS 시술 관련 공방은 끝나는 듯했다.
그러나 6일 의료계에 따르면 IMS 시술을 둘러싼 의료계와 한의계의 다툼이 다시 시작되는 모습이다. 법원 판단을 근거로 IMS는 결국 한방의료행위라는 한의계와 IMS는 의료행위라는 의료계가 여전히 맞서고 있는 것.
11년 걸린 IMS 소송이 도대체 뭐길래
의료계와 한의계 공방전을 살펴보기 전에 우선 IMS 시술 관련 법원 판단의 진행 과정 먼저 확인이 필요하다.
IMS가 의료행위인지를 따지기 위한 법정 다툼은 201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부산 남구에서 의원을 운영하던 K원장은 디스크, 어깨 저림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에게 허리 부위 근육과 신경 쪽에 30~60mm 길이의 침을 꽂는 시술을 했다.
대한한의사협회 부산지부는 K원장의 행위가 한방 침술행위라며 의료법 위반으로 고발했다. 1심과 2심 법원은 IMS가 의료행위라며 K원장에게 무죄를 선고했지만 대법원은 유죄 취지로 원심을 파기환송했다. 이 결정이 2014년에 나온 결정이다.
파기환송심을 진행한 부산지방법원은 대법원 판단을 거스르고 다시 '무죄' 판단을 내렸다. 검찰은 파기환송심 결과를 받아들이지 않고 재상고를 선택했으며, 대법원은 유죄 취지로 다시 원심을 파기환송했다. 부산지법은 두 번째 파기환송심을 진행해야 했고, 결국에는 K원장의 의료법 위반 혐의를 인정했다. 이 판단이 지난해 9월에 나온 최종 결론이다.
한의협에 따르면 파기환송심은 통증 부위에 플랜저를 사용해 침을 통증 유발점까지 깊숙이 찔러 넣고 전기 자극기를 사용해 전기 자극을 가하는 등의 방법으로 한 행위가 한의과의 침술과 구별되는 본질적 차이가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
한의협, 지자체와 일선 의료기관에 "IMS는 침술, 의료법 위반" 공문
한의협은 지부 차원에서 시작한 고발이긴 하지만 최종 법원 판단이 나온 만큼 이를 근거로 IMS를 시술하는 일선 의료기관과 지방자치단체에 공문을 발송하기 시작했다. IMS는 한의학의 침술과 다를 것이 없으므로 IMS는 한방의료행위인 침술이라는 게 주된 내용이다. 즉, IMS는 침술이기 때문에 의사가 IMS라는 행위를 하면 의료법 위반이 된다는 것.
한의협은 "만일 침술행위를 하고 있다면 의료법 위반에 해당한다"라며 "불법적인 침술 행위 때문에 발생하는 민원 등으로 피해 입지 않기를 바란다"고 주장했다.
지자체에는 의사의 IMS는 불법 침술행위이기 때문에 관할 보건소를 통해 점검과 지도를 강화해 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다.
한의협은 "의사의 불법적인 침술행위 때문에 국민 보건위생상 위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관할 보건소를 통해 점검과 지도를 강화하고 위법사항이 있다면 조치해 줄 것을 요청한다"라며 지도 점검 결과 회신도 요구했다. 통증 치료를 집중적으로 하는 정형외과와 통증의학과 등을 집중 점검해야 한다는 단서도 덧붙였다.
의협 반격 "한의사 한방물리치료 위법 내용 단속해야"
이 사실을 확인한 대한의사협회 한방특별위원회는 반격에 나섰다. 공문에는 공문으로 맞섰다.
일단은 한의협에게 관련 공문을 받더라도 위축될 이유가 없다고 내부 단속에 나섰다. 의협은 IMS 시술에 대한 법원의 판단을 의사 개인의 일탈 정도로 일축하고 있다. 의협은 사건에 휘말린 의사의 행위가 IMS 보다는 침술에 가깝다고 판단을 내린 것일뿐 IMS가 침술이라는 판결이 전혀 아니라고 해석하고 있다.
의협은 "IMS는 의사의 의료 행위이며 소위 한방 침술과는 다르다는 것은 이미 학문적으로, 법적으로 결론지어진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IMS 학회 가이드라인에 따라 평소대로 IMS 시술을 하면 된다고도 했다.
다만, IMS 시행 전 심부건 반사 여부, 하지직거상 검사(SLR test, Straight Leg Raise), 사지근력검사 등 의학적 진찰 소견을 차트에 확실히 기입해야 하며 IMS 시행 부위를 차트에 상세히 기입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시술 전 환자들에게도 "IMS는 침술과 전혀 다른 현대의학의 자극 요법"이라는 것을 미리 고지해야 한다고도 알렸다.
특히 IMS는 아직 신의료기술을 인정받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2008년 4월 28일 전에 'IMS 시술에 대한 미결정 의료행위 요양 급여 결정 신청서'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낸 의료기관만 IMS 시술을 할 수 있고 신청서를 내지 않은 의료기관은 IMS를 하고도 비용을 받아서는 안된다고 당부했다.
더불어 일선 지자체에도 "한의협의 악의적이고 왜곡된 공문에 절대 속지 말라"는 내용과 함께 오히려 한의사가 의료기사나 간호 인력에게 한방물리치료를 시키는 사례를 철저히 단속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한의협에도 일련의 공문 발송에 대해 유감을 표시했다.
의협 한특위 관계자는 "법원 판결을 놓고 한의협의 움직임은 선을 넘었다"라며 "한의협은 불필요한 행정 낭비, 신경전을 유발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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