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혈관 분야 권위자인 서울아산병원 흉부외과 주석중 교수가 불의의 사고로 유명을 달리하면서 의료계에서 애도의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19일 대한의사협회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들에게 가슴 깊은 애도와 위로를 전한다고 밝혔다. 의협 이필수 회장은 지난 18일 빈소를 방문해 고인을 추모하고 유가족을 위로하기도 했다.
지난 16일 주 교수는 새벽까지 환자를 수술한 후 집으로 돌아가 잠시 눈을 붙인 뒤 다시 병원에 출근하던 길에 우회전하던 덤프트럭에 치여 사망했다. 그는 서울아산병원에서 10분 거리에 살면서 시간을 가리지 않고 응급환자를 수술해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의협은 주 교수가 서울아산병원 심장병원 대동맥질환센터소장을 맡아 활약해왔다고 전했다. 대동맥질환·대동맥판막협착증 등 응급수술이 잦고 업무의 강도가 극히 높은 대동맥박리 전문 분야에 꾸준히 투신하며 필수의료 영역에서 국민의 건강을 지켜왔다는 헌사다.
의협은 "고인은 병원에서 10분 거리에 거처를 두고, 밤낮을 가리지 않고 응급환자의 수술 등을 도맡아 왔다"며 "30년 넘게 의료 현장에서 의술을 펼치며, 응급환자가 발생하면 곧바로 수술실로 향하는 등 환자들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 개인의 시간보다 의업에 24시간을 우선해 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비보와 관련해 심장혈관 흉부외과분야에서 고도의 역량을 발휘해 온 대표적인 석학이자 최고 임상 전문가를 잃었다는 사실에 비통해 안타까운 마음을 지울 수 없다"며 "심장혈관 흉부외과는 흉부외과에서도 업무 난도가 높고 응급 수술이 잦아 증가하는 법적 소송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됐다. 해당 전공의 지원자들이 급격하게 감소하는 현실에서 주 교수와 같은 인재를 잃은 것은 의료계를 넘어 국가적으로 매우 막대한 손실이 아닐 수 없다"고 전했다.
의협은 필수의료 분야가 기피과가 되어버린 상황에서 이를 염려하는 의료계의 마음이 너무나 무겁다고 밝혔다.
필수의료 분야 인력의 근무환경과 안정성 문제에 대해 우리 사회의 더욱 각별한 관심은 물론, 정부의 명확한 보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설명이다. 무작정 의대생의 정원을 확대할 것이 아니라, 필수의료 분야에 인력이 유입되고 유지될 수 있는 구체적인 실행 방안이 제시돼야 한다는 것.
마지막으로 의협은 "지금 이 순간에도 응급 상황에 놓인 환자의 건강과 생명을 살리기 위해서 헌신하고 있는 많은 의료진들과 함께, 주 교수의 빛나는 업적과 뜻깊은 헌신을 마음 깊이 새기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전했다.
서울시내과의사회도 전날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27회 서울시내과의사회 정기총회 및 학술대회에서 주 교수를 애도하는 시간을 가졌다.
서울시내과의사회는 "환자에 대한 사랑과 헌신으로 평생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어온 주석중 교수님의 별세에 깊은 애도를 표한다"며 "고인은 생전 대동맥 박리 등 대동맥 질환 수술의 권위자로 우리나라 흄부외과에 보석 같은 이였다"고 밝혔다.
이어 "갑작스러운 비보에 슬픔을 가눌 길이 없다"며 "서울시내과의사회 회원 일동은 유가족께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올리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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