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보건복지부·교육부 청문회를 예고된 가운데, 이들 부처 장관을 탄핵해달라는 청원이 등장해 귀추가 주목된다. 갑작스러운 의과대학 정원 증원 발표가 사회적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5일 의료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의대 정원 증원 정책 반대 및 탄핵 요청에 관한 청원'이 등장해 현재까지 1만 명에 가까운 동의를 얻었다. 이 청원이 오는 29일까지 5만 명 동의를 얻는다면 소관 상임위원회로 회부된다.
이에 앞서 교육부 청문회와 보건복지부 국정조사 청원이 모두 5만 명 이상 동의를 얻으면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교육위원회 합동 청문회가 예고된 상황이다.
이에 더해 더불어민주당은 복지부에 대한 국정조사와 오는 국정감사에서 의대 증원 현안에 대한 고강도 질의를 함께 시사했다. 이런 상황인 만큼, 복지부·교육부 장관 탄핵 청원이 5만 명 동의를 모아 함께 다뤄질 수 있을지 의료계 관심이 쏠린다.
청원인은 정부의 갑작스러운 2000명 의대 증원 발표로 의료계와 환자·이공계가 혼란을 겪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반발한 전공의 사직 및 의대생 집단휴학이 계속되면서 대학병원 교수들 역시 휴진·사직하고 있으며 남은 이들의 진료 피로도가 증가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로 인해 병원경영이 악화하고 있으며 상급종합병원 역시 도산 위기, 응급실 폐쇄 위기를 맞고 있다는 것. 간호사·간호조무사·의료기사·간병인 등은 무급 휴가 및 구조조정, 신규 취업 지연, 일자리 소멸 등의 문제를 겪고 있으며 의료 관련 도소매업 등도 재정 악화로 파산 위기에 놓이는 등 연쇄 피해가 일어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때문에 수련병원 중증 환자들의 수술 대기가 길어지거나 치료 시기가 늦춰지고 있으며, 대체 인력으로 보강된 공보의·군의관이 제자리로 돌아가지 못하면서 군인 및 농어촌의 국민 건강권도 침해되고 있다는 것. 이공계 역시 대탈출 등 혼란을 겪고 있다.
이에 청원인은 심각한 의료대란의 책임자인 복지부 조규홍 장관과 박민수 차관, 교육부 이주호 장관과 오석환 차관에 대한 탄핵을 요청했다. 이와 함께 2000명 의대 정원 및 정책 패키지를 철회하고 객관적인 자료를 근거로 그 증감에 대한 논의의 장을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앞선 복지부 청문회에서 정부 측은 의대 증원의 객관적인 자료조차 제시하지 못하고, 제대로 된 논의조차 없었던 것으로 밝혀졌다는 지적이다. 또 의대 증원 전 의사 수급의 객관적인 상황과 의대의 교육환경·역량 등이 제대로 평가돼야 했지만, 이런 절차도 무시됐다고 꼬집었다.
오히려 정부는 ▲카데바 수입 ▲일차의료기관 수련 ▲한국의학교육평가원 재구성 ▲전세기 진료 ▲I(불완전)학점 등 현실성 없는 대책만 내뱉고 있다는 것.
청원인은 이 같은 2000명 의대 증원 대안은 갈수록 편법·탈법에 가까워지고 있으며 교수·전공의·의대생들을 병원·강의실에서 멀어지게 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렇게 준비 없이 의대 증원이 추진된다면 부실 교육·수련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복지부가 의대 증원으로 심각한 의료혼란이 올 것이라고 판단했다면 더 많은 의견수렴과 합의점을 찾았어야 하고, 교육부는 고등교육법를 준수하고 안정적인 교육이 시행되도록 했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청원인은 "장·차관이 본인들이 지켜야 할 최소한의 법적 도리를 지켰다면 의료대란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들은 이번 의료대란에 책임을 져야한다"며 "의대 증원 2000명을 위해 현직 젊은 의사 1만2000명을 병원에서 이탈하게 하는 정책은 중단돼야 한다. 여야의 당리당략을 떠나 국회가 손을 쓰지 않는다면 의료대란은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청문회에서 2000명 의대 증원 결정이 얼마나 비과학적인지 확인할 수 있었다. 심각한 의료대란의 책임자인 복지부 장·차관, 교육부 장·차관 탄핵으로 이를 멈춰야 한다"며 "대한민국의 심각한 의료혼란을 해소하는 방법은 2024년 2월 6일 이전으로 돌아가는 것이 유일한 해법이다. 이제는 국회가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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