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의사들이 숭례문에 집결해 의료 정상화를 위해 의료계가 한목소리를 내겠다고 결의했다. 아직 전공의와 의대생의 복귀를 위한 명분이 없다는 지적이다.

20일 대한의사협회는 전국의사총궐기대회를 열고, 의학교육 정상화를 위해 다가오는 대선에서 의료계의 목소리를 하나로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는 대선에 맞춰 보건의료 공약을 제안하고, 후보들의 책임 있는 조치를 요구하자는 제언이다. 이날 궐기대회엔 의대생을 중심으로 주최 측 추산 2만여 명의 인파가 모였다.

의협 김택우 회장은 대회사를 통해, 지난 1년간 추진된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정책이 의학교육과 수련 체계를 무너뜨렸다고 비판했다.

전공의와 의대생이 집단 이탈한 근본적 원인 역시 일방적 정책 추진과 교육·수련 보장에 대한 정부의 무책임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전공의·의대생이 사직·휴학한 이유는 의료 정상화를 위해서였지만, 아직 이뤄지지 않아 돌아갈 명분이 없다는 것.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 교육 인프라 확충, 필수의료 인력 유인책이 선행돼야 한다는 요구다.

실제 일부 의과대학에서는 실습 공간 부족으로 해부학 수업을 참관으로 대체하거나, 교육 질 하락이 우려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는 우려다. 현장에서는 '이 상태로는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의사를 양성할 수 없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정부의 명확한 입장도 촉구했다. 교육부와 보건복지부는 정책 실패를 인정하고, 전공의와 의대생이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의 사과와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는 요구다. 현재의 의료개혁안은 전면 재논의돼야 한다는 것.

특히 오는 대선 국면에서는 보건의료 정책을 공론화하고, 전문가 집단과의 소통에 기반한 공약 수립을 정치권에 요구하겠다는 방침이다.

김 회장은 "정부는 어떻게 가르치고 어떻게 수련시키겠는가에 대한 답을 내놓지 못했다. 교육과 수련이 파괴된 현실을 외면한 채 증원만 밀어붙인 결과, 후배들은 돌아갈 명분을 잃었다"며 "의료의 본질을 지키는 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이제는 의료계가 먼저 나서서 잘못된 정책을 바로잡고, 후배들에게 우리가 틀리지 않았다는 사실을 증명할 차례"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