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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임상 가치 입증한 경피적 삼첨판 시술…새 시장 열리나

발행날짜: 2026-09-01 05:30:00

유럽심장학회에서 약물과 무작위 대조 임상 시험 결과 공개
사망과 입원 위험 감소 증명…에드워즈라이프·애보트 날개

[메디칼타임즈=이인복 기자]경피적 대동맥 판막 치환술(TAVI)에 이어 글로벌 의료기기 기업들의 새로운 전장이 되고 있는 경피적 삼첨판 시술이 마침내 임상적 효용성을 입증하면서 새 시장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삶의 질 개선 정도에 머물렀지만 사망과 입원 위험을 크게 낮춘다는 것을 증명하면서 구조적 심장 질환 시장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경피적 삼첨판 시술이 사망과 입원 위험을 크게 낮춘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면서 시장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사진=AI 생성).

31일 의료산업계에 따르면 독일 뮌헨에서 진행중인 유럽심장학회 연례회의(ESC 2026)에서 중증 삼첨판 역류증 환자를 대상으로 경피적 삼첨판 시술의 임상적 효용성을 평가한 'TRIC-I-HF' 연구 결과가 공개됐다.

이번 임상은 중증 삼첨판 역류 환자를 대상으로 현재 표준치료인 약물 요법과 경피적 시술법을 비교한 세계 첫 무작위 대조 임상시험이다.

TRIC-I-HF에는 증상이 있는 중증 삼첨판 역류와 우심부전을 가진 환자 360명이 참여했으며 평균 연령은 80.3세, 여성 비율은 56.4%였다.

특히 기존 연구보다 심부전 악화 위험이 높은 환자를 선별하기 위해 최근 1년간 심부전 입원 경험이 있거나 심장-신장 증후군, 심장-간 증후군이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했다.

환자들은 2대 1의 비율로 경피적 삼첨판 시술과 약물 치료를 함께 받는 군과 약물 치료만 받는 군으로 무작위 배정됐다.

시술을 받은 환자의 98% 이상은 경피적 판막 연접술(T-TEER)을 받았다. 사용된 제품은 에드워즈라이프사이언시스의 파스칼(PASCAL)이 65.6%, 애보트의 트라이클립(TriClip)이 33%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1년 시점에서 모든 원인 사망과 심부전 입원, 삶의 질 개선을 순차적으로 평가한 1차 평가변수에서 경피적 삼첨판 시술군의 예후가 모든 면에서 좋았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보면 치료군이 대조군보다 예후가 좋을 확률은 무려 2.42배나 높았다(WR 2.42).

더 주목할 부분은 장기 결과다. 1년 시점 모든 원인 사망률은 경피적 치료군 13.5%, 약물치료군 17.5%로 차이가 크지 않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격차가 벌어지는 경향을 보였던 이유다.

실제로 3년 생존율은 경피적 치료군이 72.3%, 약물치료군이 53.9%로 나타났다. 이를 기준으로 하면 경피적 치료군의 모든 원인 사망 위험은 약물치료군보다 38%나 낮았다.

심부전 입원을 함께 보면 차이는 더욱 뚜렷했다. 1년 시점 심부전 입원을 경험하지 않은 환자는 경피적 치료군 약 80%, 약물치료군 51.3%로 집계됐다. 특히 3년 시점에는 각각 62.4%, 31%로 격차가 더 커졌다.

이를 기반으로 다른 요인들을 모두 제외하고 사망과 심부전 위험을 계산하자 경피적 삼첨판 시술군이 약물요법만 받은 그룹에 비해 무려 65%나 낮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이번 결과가 주목받는 이유는 지금까지 미개척 상태로 남아있던 삼첨판 치료에 새로운 가능성이 제시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동맥 판막은 경피적 대동맥 판막 치환술(TAVI)이 빠르게 수술을 대체하고 있으며 승모판 역시 경피적 판막 연접술(TEER)이 하나의 독립된 시장을 만들었지만 삼첨판 역류는 약물 치료에만 의존하고 있었다.

환자 상당수가 고령이고 우심부전이나 신장·간 기능저하 등 동반질환을 가지고 있어 개흉수술 위험이 높다는 점이 치료에 한계로 꼽혔다.

이에 따라 에드워즈라이프사이언시스와 애보트 등 구조적 심장질환에 특화된 글로벌 의료기기 기업들은 이에 대한 치료 기기 개발에 속도를 내온 것이 사실이다.

문제는 허가 임상을 통해 분명한 효과는 입증했지만 임상적 우월성을 보이지는 못했다는 점이다.

애보트의 트라이클립 허가의 기반이 된 TRILUMINATE 연구도 경피적 치료가 삼첨판 역류를 크게 줄이고 삶의 질을 개선하는 효과를 입증했지만 사망이나 심부전 입원 감소에는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임상으로 이러한 혜택이 명확하게 밝혀지면서 경피적 시술은 마침내 새로운 시장을 열게 됐다.

현재 삼첨판 경피적 시술 시장은 크게 기존 판막을 잡아주는 수복(repair) 방식과 판막 자체를 바꾸는 치환(replacement) 방식으로 나뉜다.

수복시장에서는 이번 임상의 핵심이 된 애보트의 트라이클립과 에드워즈라이프사이언시스의 파스칼이 대표 제품으로 꼽힌다.

트라이클립은 지난 2024년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았으며 수술위험이 높고 약물치료에도 증상이 지속되는 중증 삼첨판 역류 환자를 대상으로 사용되고 있다.

에드워즈라이프사이언시스는 더욱 공격적으로 시장을 열어가고 있다. 수복 기기인 파스칼과 함께 치환술 장비인 이보크(EVOQUE)까지 허가를 받으며 양쪽 시장에 모두 대응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보크는 지난 2024년 2월 FDA로부터 최초의 경피적 삼첨판 치환술(TTVR) 기기로 허가 받은 제품으로 약물 치료에도 증상이 지속되는 중증 삼첨판 역류 환자 가운데 다학제팀이 판막 치환술이 적절하다고 판단한 경우 적용된다.

따라서 향후 경쟁은 단순히 트라이클립과 파스칼 가운데 어느 제품의 시술 성공률이 높은지를 넘어 판막을 살리는 수복술과 아예 교체하는 치환술 중 어느 전략이 어떤 환자에서 더 유리한가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연구를 진행한 독일 뮌헨대학병원 요르그 하우슬라이터(Jörg Hausleiter) 교수는 "매우 제한적인 약물요법에만 의존하던 삼첨판 역류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이 생겼다"며 "경피적 시술에 대한 다양한 임상들을 통해 선택지가 확대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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