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비밀번호 변경안내 주기적인 비밀번호 변경으로 개인정보를 지켜주세요.
안전한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3개월마다 비밀번호를 변경해주세요.
※ 비밀번호는 마이페이지에서도 변경 가능합니다.
30일간 보이지 않기
번역
  • 한국어
  • English
  • 日本語
  • 中文
  • 정책.
  • 제도・법률

"유감이냐, 사과냐"…소아응급실 압색에 경찰 진땀

발행날짜: 2026-10-28 05:30:00
  • 가

여야 의원들 잇단 유감·사과 요구…경찰 "안타깝다" 반복
압수수색 전 의료인 자문 없어…응급실 강제수사 지침 부재

[메디칼타임즈=김민건 기자] "최소한 유감이라도 표명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2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종합감사에서 아주대병원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 압수수색을 둘러싼 여야 의원들의 요구는 결국 '유감이냐, 사과냐'로 모였다.

(사진 왼쪽부터) 한지아 국민의힘 의원, 함영욱 경기남부경찰청 광역수사단장, 김윤 민주당 의원

생사가 오가는 소아응급실을 압수수색한 만큼, 그 과정에 대한 최소한의 유감 표명은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었다. 하지만 증인으로 출석한 함영욱 경기남부경찰청 광역수사단장은 의원들의 거듭된 요구에도 쉽게 답을 내놓지 못했다.

표현을 고르는 듯한 모습 끝에 나온 답변은 "안타깝게 생각한다"였다. 질의가 이어지면서 다시 입장을 밝힐 기회가 주어졌지만, 끝내 '사과'나 명시적인 '유감'이라는 표현은 나오지 않았다.

앞서 경찰이 의료사고 고소 사건을 수사하며 중증 소아환자를 치료하는 응급의료 현장을 압수수색하자 의료계에서는 강제수사의 적절성을 두고 거센 반발이 일었다.

이날 국감에서는 경찰이 압수수색을 결정하기 전 의료현장의 특수성을 어느 정도 검토했는지가 가장 먼저 도마에 올랐다.

한지아 국민의힘 의원은 함 단장을 상대로 압수수색에 앞서 의료인 등 전문가에게 자문을 구했는지를 따져 물었다. 이에 함 단장은 "별도의 의료인 전문 자문을 받지 않았다"고 답했다. 생명과 직결된 응급의료 현장을 강제수사하면서 이를 규율할 별도의 내부 지침조차 없었던 사실이 드러났다.

한 의원은 촌각을 다투는 응급실 여건에 대한 충분한 검토 없이 압수수색이 이뤄진 점을 지적하며 사과를 요구했다. 환자를 살리기 위해 진료했던 공간에 경찰이 들어와 수색하고 촬영한 것 자체가 의료진에게는 상당한 압박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함 단장은 사과 대신 향후 의료진과 충분히 소통하고 환자 안전과 진료 연속성을 침해하지 않도록 하겠다고만 답했다.

다른 쟁점은 실제 압수수색이 진료를 방해했느냐로 옮겨갔다. 백종헌 국민의힘 의원 등은 영장 집행 과정에서 실제 진료가 방해받지 않았는지, 의료진이 진료하는 도중 경찰의 촬영이나 수색이 이뤄졌는지를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함 단장은 "병원 관계자와 사전에 협의해 진료 중인 공간을 피해 환자가 없는 곳부터 영장을 집행했다"며 "환자가 있던 공간은 진료가 끝난 이후 수색했다"고 설명했다. 수색 범위 역시 영장 집행에 필요한 최소한으로 제한해 절차적으로 문제가 없었다는 입장이었다.

박수현 대한소아응급의학회 공보이사와 김윤 의원.

하지만 현장을 바라보는 의료계의 시각은 달랐다. 소아응급실은 단순히 특정 진료실이나 처치실에 환자가 있느냐 없느냐만으로 진료 진행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날 참고인으로 출석한 박수현 대한소아응급의학회 공보이사는 "소아전문센터 전문의는 전국적으로 100명 정도이고, 가장 중요한 배후진료과인 소아중환자실은 전국에서 30명 남짓한 전문의가 지키고 있다"고 말했다.

인력 부족 탓에 환자 이송 과정에서 응급실 운영까지 흔들리는 사례도 있다고 했다. 박 이사는 "때에 따라 100km가 넘는 곳으로 이송하게 된다"며 "소아응급실은 대부분 전문의 1인 근무라 원거리 이송에 동승하기 위해 응급실 문을 닫는 경우도 생긴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압수수색 이후 아주대병원 소아응급센터를 비롯한 현장에서 전문의들의 사직 움직임까지 나타나면서 의료계가 우려해온 수사로 인한 필수의료 위축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경찰이 확보하려 했던 전자의무기록(EMR) 등 의료기록 성격을 감안할 때 실제 응급실 현장까지 압수수색할 필요가 있었는지를 두고도 의문이 제기됐다.

의료계와 일부 의원들은 EMR에 의료진의 작성·수정·조회 기록 등이 모두 남고 병원 측이 자료 제출에 협조하고 있었다는 점을 들어 현장 강제수사가 불가피했는지 따져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경찰은 관련 자료를 확보하고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한 적법한 영장 집행이었다고 맞섰다. 경찰의 해명에도 압수수색의 적법성을 넘어 의료현장의 특수성을 충분히 고려했는지에 대한 질타가 계속되면서 '유감 표명' 문제가 다시 불거졌다.

민주당 이인영·김윤 의원은 실제 진료방해 여부 등 사실관계는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는 점을 전제로 하면서도, 현장의 특수성을 세심하게 고려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 "경찰이 최소한 유감을 표명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거듭 물었다.

그러나 함 단장은 병원 측과 사전 협의를 거쳤다는 기존 설명을 되풀이하며 "24시간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의료진의 노고를 존중하며, 앞으로 응급의료의 특수성을 보다 세심하게 고려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번 논란에 대해서는 다시 한번 "안타깝게 생각한다"는 표현에 그쳤다.

결국 의원들이 요구한 단어와 경찰이 선택한 단어 사이에는 끝내 거리가 남았다. 경찰이 직접 '사과'나 '유감'을 표명할 경우 압수수색 자체에 법적·절차적 문제가 있었다는 의미로 해석될 가능성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대로 의원들은 압수수색의 법적 적정성과 현장에 미친 영향에 대한 유감 표명은 별개인 만큼, 응급의료 현장에서 논란이 발생한 데 대해 경찰이 보다 명확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질의를 통해 드러난 더 근본적인 문제는 의료기관 강제수사를 둘러싼 제도적 공백이다. 환자의 생명과 직결된 응급실이나 중환자실에 일반 장소와 동일한 압수수색 원칙을 적용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수사기관의 증거 확보 필요성은 보장하되, 진료를 방해하지 않고 다른 환자에게 피해가 돌아가지 않도록 압수수색 시기와 방법, 자료 제출 방식 등을 세부적으로 정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도 제도 보완에 착수했다. 이달 초 국감에서 관련 가이드라인 마련을 예고했던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의료계 의견을 수렴해 경찰청에 전달했으며, 관련 수사 지침을 보완하기 위한 실무협의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댓글
새로고침
  • 최신순
  • 추천순
댓글운영규칙
댓글운영규칙
댓글은 로그인 후 댓글을 남기실 수 있으며 전체 아이디가 노출되지 않습니다.
ex) medi****** 아이디 앞 네자리 표기 이외 * 처리
댓글 삭제기준 다음의 경우 사전 통보없이 삭제하고 아이디 이용정지 또는 영구 가입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1. 저작권・인격권 등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경우
2. 상용프로그램의 등록과 게재, 배포를 안내하는 게시물
3. 타인 또는 제3자의 저작권 및 기타 권리를 침해한 내용을 담은 게시물
4. 욕설 및 비방, 음란성 댓글
더보기
이메일 무단수집 거부
메디칼타임즈 홈페이지에 게시된 이메일 주소가 전자우편 수집 프로그램이나
그 밖의 기술적 방법을 이용하여 무단으로 수집되는 것을 거부하며,
이를 위반할 시에는 정보통신망법에 의해 형사 처벌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