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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항바이러스제 560억 원어치 버렸는데…구입예산 '0'원

발행날짜: 2026-09-28 10:5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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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효기간 만료로 3년간 358만 명분 폐기…순환비축 체계 부재 탓
백종헌 의원 "비정상적 관리…예산 공백 대책 및 전수 점검 시급"

[메디칼타임즈=김승직 기자] 국가 비축 항바이러스제가 대량 폐기돼 비축량 목표치에 크게 미달했음에도, 올해 구입예산은 전무해 정치권에서 방역 공백 우려가 나온다.

28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백종헌 간사는 질병관리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공개하며 이 같이 밝혔다. 이 자료에 따르면 국가 비축 항바이러스제는 유효기간 경과를 이유로 최근 3년간 총 357만 8000명분 폐기됐다. 이는 구입 당시 예산 기준 565억 7000만 원 규모다.

2022~2025년 항바이러스제 유효기간 만료 폐기 현황 및 2026~2027년 항바이러스제 관련 비축 예산 현황

연도별 폐기량을 보면 2023년 2만 5000명분, 2024년 17만 8000명분이었으며 2025년엔 337만 5000명분이 버려졌다. 전체 폐기 물량의 94.3%가 2025년 한 해에 집중된 셈이다. 약품을 유효기간 도래 전에 순차적으로 사용하고 교체하는 순환비축 체계가 작동하지 않아 특정 연도에 폐기가 몰렸다는 비판이다.

이 같은 대량 폐기의 여파로 현재 국가 항바이러스제 비축량은 930만 명분에 그쳐 비축 목표 대비 충족률이 72.8%에 불과한 실정이다. 특히 2025년 폐기량과 맞먹는 약 350만 명분의 부족분이 발생했지만, 2026년 예산안에 항바이러스제 구입비는 반영되지 않았다.

구체적으로 올해 예산엔 보관 등 관리·운영비 7억 2800만 원과 조류인플루엔자 백신 구입비 24억 7200만 원만 편성됐다. 항바이러스제 구입비는 2027년 정부안에서야 254억 9800만 원이 반영됐다.

개인보호구 등 방역물자 비축 상황 역시 부실한 것으로 파악됐다. 2026년 7월 기준 개인보호구 전체 비축률은 58.8%에 머물렀다. 감염 방어의 기본 품목인 속장갑과 겉장갑 비축률은 각각 23.0%, 45.7%에 그쳤고 페이스쉴드도 42.1%로 절반을 밑돌았다.

또 손소독제는 비축 목표가 8만 9000개임에도 보유량이 아예 없는 반면, 전동식 호흡보호구 세트는 목표치의 4배를 보유하고 있어 비축 목표 설정의 적정성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이에 대해 질병청은 현재 비축 중인 개인보호구는 코로나19 유행 당시 구매분으로 아직 폐기 수량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구매 후 수년이 흐른 만큼 장갑이나 가운 등 유효기간이 있는 품목의 사용 가능 여부에 대한 점검이 불투명해, 향후 대량 폐기 및 재구매가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다.

백종헌 간사는 "유효기간이 언제 도래하는지는 구매할 때부터 알 수 있는 것인데, 2025년에 폐기가 집중될 것을 알면서도 순차 교체를 하지 않아 한 해에 530억 원어치를 버렸다"며 "버린 만큼 부족해진 상황에서 정작 채워야 할 올해 예산은 0원으로 편성한 것이 정상적인 비축 관리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비축은 '갖고 있다'가 아니라 '필요할 때 쓸 수 있다'가 기준이 되어야 한다"며 "질병청은 항바이러스제 순환비축 체계 마련과 2026년 구입예산 공백 대책, 개인보호구 유효기간 전수 점검 계획을 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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