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증에 대한 비수술적 치료의 유행이 치료영역에 대한 의사들의 비방전으로 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만성 요통에 물리치료, 스테로이드 주사 치료가 효과 없다는 대한척추외과학회의 가이드라인에 대해 재활의학과 의사들은 '편향적'이라며 엉뚱하게도 척추수술 역시 과잉이라는 논리로 맞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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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재활의학과의사회 관계자는 12일 "외과라면 척추수술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게 우선 아닌가"라고 반문하며 "학술적으로 이야기 해야 할 문제라 대한재활의학회와 논의 후 대응책을 마련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앞서 척추외과학회는 부산에서 열린 춘계학술대회에서 해외 논문과 가이드라인 180편을 분석해 2년여의 준비 기간을 갖고 만성 요통 치료 지침을 만들어 처음 공개했다.
의학적 근거에 따라 권고, 부분적 권고, 권고 안 함 등 세 단계로 구분했는데 물리치료는 권고 안 함 등급으로 분류했으며 경막 외 스테로이드 주사술, 후관절 주사술, 경막외 주사술 등은 부분적 권고라고 했다.
재활의학과의사회 관계자는 "가이드라인에 동의할 수 없다"며 "논문 검색 자체가 편향적으로 이뤄졌을 수 있다. 재활의학과인 만큼 물리치료나 이학요법에 대한 논문을 많이 보는데 그 효과를 이야기하는 논문도 많다. 오히려 척추 수술이 과하다는 논문들도 많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재활의학과 전문의도 "만성 요통이라는 정의 자체가 우선 불분명하다"며 "척추외과학회가 발표한 가이드라인은 기존 통념을 많이 깨는 데다 보존적 치료 자체를 부정하고 있고, 학회의 일방적 기준으로 만들어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보존적 치료나 침습적 통증 치료를 받다가 수술 시기를 놓치는 사람도 있지만 수술 적응증은 명확히 돼 있다"며 "척추외과뿐만 아니라 마취통증의학과, 재활의학과 등의 의견도 다양하게 들어 지침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대한물리치료사협회도 이미 성명서를 통해 척추외과학회의 가이드라인에 우려감을 드러내며 등급 수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하지만 척추외과학회의 치료 지침을 찬성하는 반박 입장도 팽팽게 맞서고 있는 상황.
서울 한 정형외과 개원의는 "통증 치료의 중점은 근육 재생이다. 물리치료를 한다고 핫팩을 반복적으로 하다 보면 근육 탄력성이 떨어진다"며 "핫팩 같은 물리치료는 일주일에 한두번으로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물리치료가 만병통치인 것처럼 트렌드가 됐다"며 "물리치료는 근육을 재생하는 방향으로 해야지 통증 감소를 목표로 하면 안 된다"고 덧붙였다.
또 "스테로이드 주사를 계속하면 심장 등 장기에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고 근육도 녹아버린다"며 "우리나라처럼 스테로이드 주사, 신경차단술을 무분별하게 많이 하는 나라는 없다. 의료가 많이 왜곡돼 있다"고 꼬집었다.
척추외과학회는 만성 요통 환자 치료 지침을 발표하며 전문가와 논의할 부분이라며 수정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척추외과학회는 "치료 지침은 의학적 근거에 따라 얼마든지 변할 수 있다"며 "이번 가이드라인이 옳다는 의미는 아니기 때문에 전문가들과 논의하며 수정 작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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