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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아산병원, 빅데이터 통한 질병 알고리즘 개발

이창진
발행날짜: 2016-06-13 11:54:05

한범 교수, 하버드의대와 공동연구-'네이처 제네틱스'지 게재

한국 의료진이 유전체 빅 데이터 분석을 통해 질병의 세부 특성을 구분해 낼 수 있는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한범 교수.
서울아산병원 융합의학과 한범 교수는 13일 하버드 의대 연구진과 함께 유전체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여러 질병의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는 유전자를 찾고 생물학적 기전, 치료법 등 세부 특성에 따라 질병을 소분류로 구분해주는 의학통계 알고리즘 '붐박스'(BUHMBOX)를 최근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유전학 분야 최고 권위지인 '네이처 제네틱스'(Nature Genetics, IF=29.352) 최신호에 게재됐다.

붐박스는 특정 질병 'A'에 걸린 환자군 유전자에 또 다른 질병 'B'를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진 유전자가 얼마나 있는지 검증해주는 알고리즘이다.

만약 질병 'A'의 소분류 중 질병 'B'와 관련 있는 소분류가 있다면 질병 'A' 환자군 유전정보에 질병 'B'를 일으키는 유전자가 집중적으로 존재하게 된다.

유전자 사이의 양성 상관계수(positive correlation)를 측정하는 작업을 반복해 전체 질병 지도를 그리고 알려지지 않은 질병의 소분류를 파악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한 질병 안에는 서로 다른 여러 소분류(subtype) 또는 아형(subgroup)이 있을 수 있고, 이러한 소분류 간에는 생물학적 기전, 예후, 약물 반응 정도 등이 각각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지금까지 질병의 소분류는 질병 발병 이후 환자에게 나타나는 증상이나 검사 결과에 따라 후행적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었으며, 각 질병 별 어떠한 소분류가 존재하는지에 대해서도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다.

또한 해당 질병의 소분류가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질병을 앓고 있는 환자에게 기존의 표준 치료법이 효과가 없는 경우 다른 뾰족한 방법을 찾기 어려웠다.

하지만 연구팀이 개발한 알고리즘을 활용하면 특정 질병을 앓고 있는 환자군의 유전체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문제의 질병이 어떤 소분류로 구분되는지 알아낼 수 있다.

소분류 구분 과정에서 질병과 질병 사이의 유전적 유사성을 찾아냄으로써 기존에 사용되고 있는 치료 약을 다른 질병의 치료제로 사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수 있게 됐다.

유전자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질병 세부지도 모식도.
연구팀은 알고리즘을 활용해 류마티스 관절염의 소분류의 하나인 CCP(Cyclic Citrullinated Peptide) 음성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 2,406명의 유전체 정보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유전적으로는 이들 중 30%가 오히려 CCP 양성 류마티스 관절염에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

유전체 분석을 통해 CCP 음성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에 대한 새로운 치료 패러다임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범 교수는 "유전체 빅데이터를 활용해 질병 특성별 소분류를 구분해 낼 수 있는 알고리즘을 개발한 만큼, 지금까지 베일에 싸여 있던 질병의 세부 지형도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나아가 질병 특성에 맞는 치료법을 개발해 진정한 의미의 환자 맞춤형 치료가 가능해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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