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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조사 받는 의사 권익보호 위한 법 개정 필요"

박양명
발행날짜: 2016-10-27 12:00:00

현두륜 변호사 "사전통지하면 조사 기피한다는 정부 주장, 억측"

"현지조사 개시 전, 사전통지를 하면 일시 휴업을 하거나 관련 자료를 은닉할 수 있다."

현지조사 사전통지를 의무화 해야 한다는 의료계 주장에 정부가 내놓는 답이다. 현두륜 변호사(법무법인 세승)는 "지나친 억측"이라고 지적했다. 장기적으로 건강보험법에 현지조사 대상자의 권익 보호를 위한 규정이 들어가야 한다는 주장도 했다.

현두륜 변호사
현 변호사는 최근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에서 발간한 의료정책포럼 최신호에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건강보험 현지조사의 문제점과 개선방안에 대한 의견을 실었다.

그는 현지조사 제도의 문제점으로 ▲사전통지를 하지 않고 불시에 닥치는 절차 ▲현지조사자의 태도 ▲사실확인서 징구 ▲처벌위주의 결과 등을 꼽았다.

현 변호사는 장기적으로 바뀌어야 할 부분을 제시했다. 건강보험법에 현지조사의 구체적인 절차와 방법, 조사대상의 권익 보호를 위한 규정을 둬야 한다는 것.

그는 "요양기관 현지조사 지침은 주로 행정기관 입장에서 현지조사 절차와 사후관리 사항을 규정하고 있을 뿐, 조사대상자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내용이나 헌법상 요구되는 적법적차 원칙에 관한 내용은 크게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2007년 만들어진 행정조사기본법은 일반법이다 보니 요양기관 현지조사에 있어 조사대상인 의료기관 권익을 보호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2010년 국세기본법에 납세자 권익을 보호하는 규정이 대거 신설됐는데 참고할 만하다"고 덧붙였다.

현 변호사는 현지조사 때문에 발생한 다양한 법률문제 등을 상담하면서 들은 현장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불시에 의료기관을 방문해 조사를 실시하기 때문에 조사 자체가 매우 당혹스럽고 고통스럽다는 호소를 많이 듣는다"며 "특히 조사 기간에는 극도로 예민해지면서 진료를 정상적으로 보기가 어렵고, 진료를 하더라도 매우 위축된다"고 밝혔다.

또 "조사를 시작할 때 매우 광범위한 자료를 요구하고, 자료 제출이 제대로 되지 않거나 자료에 대한 소명이 미흡하면 상당히 강압적인 분위기가 연출된다고 한다"고 현장 상황을 설명했다.

부당청구 사실을 인정하면 부당이득금만 환수할 뿐, 그 외에 다른 불이익은 없을 거라며 부당청구 사실을 인정하도록 회유하는 경우까지 나오고 있다.

현 변호사는 이런 현장 분위기가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처벌 보다는 사전 예방 위주로 제도 자체를 전환해야 한다고도 했다.

그는 "현지조사 사전통지를 받으면 조사를 기피하거나 방해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지나친 억측"이라며 "그런 경우가 발생하더라도 건강보험법에 따른 조사 거부, 기피, 방해죄나 다른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조사자 태도는 개인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개인 역량 강화나 교육으로 해결하는 게 바람직하겠다"면서도 "사실확인사 서명은 의료기관의 의무가 아님에도 강요하는 실무는 바뀔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사실확인서 작성을 요구할 때는 그로 인해 초래될 수 있는 불이익에 대해 구체적이고 상세하게 설명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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