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기간 가능성으로만 머물렀던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 치료제가 임상 시험 막바지를 달리고 있어 상용화에 대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러한 기대를 견인하고 있는 제품은 우선 요로감염치료제로 개발중인 LACTIN-V와 감염성 장염 치료제인 SER-109로 이르면 연내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 절차에 돌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오셀사 LACTIN-V 임상 돌입 5년만에 효과 합격점
우선 임상시험 막바지 스퍼트를 하고 있는 LACTIN-V의 성과가 주목할만 하다. 지난 2016년 임상시험에 돌입한 이래 5년만에 지속적으로 효과를 입증하며 기대감을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치료제가 임상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면서 시장 진입을 앞두고 있다.
실제로 현지 시각으로 14일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슨(NEJM)에는 세균성 질염에 대한 LACTIN-V의 효과에 대한 무작위 이중맹검 위약 대조 임상시험 결과가 공개됐다(10.1056/NEJMoa1915254).
미국 오셀사가 개발한 LACTIN-V는 슈퍼 히어로 박테리아가 포함된 질내 프로바이오틱스를 활성화하는 기전인 세균성 질염 치료제 후보 물질.
세균성 질염은 가임 여성 중 절반 정도나 경험할 정도로 흔한 질환이지만 지금까지는 항생제 치료가 유일했다. 하지만 재발이 흔하다는 점에서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던 것도 사실이다.
마이크로바이옴을 통해 장내 항체 미생물을 활성화할 수 있다면 세균성, 감염성 질환에 대한 근본적인 치료까지 가능하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3상 최종 보고만이 남은 지금까지 임상시험은 매우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총 228명의 여성으로 위약군 대조 실험을 진행한 결과 효과가 입증됐기 때문이다.
12주간 재발율을 분석한 결과 LACTIN-V를 처방받은 그룹은 재발율이 30%에 불과했다. 위약군의 경우 45%에 달했다는 것과 비교하면 효과를 발휘한 셈이다.
회귀 분석으로 위험율을 분석한 결과 LACTIN-V를 처방할 경우 세균성 질염이 재발할 확률이 44%까지 낮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기간을 늘려도 마찬가지였다. 최대 24주까지 추적 관찰을 이어간 결과 역시 LACTIN-V를 처방한 환자들이 위약군에 비해 37%도 재발율이 낮았다.
안전성도 나쁘지 않았다. 24주간 LACTIN-V와 관련한 이상 반응은 1%로 위약군과도 통계적으로 차이가 없었다.
높아지는 기대…선두 약물들 이르면 연내 시장 진입 가능성
이처럼 LACTIN-V가 임상시험에서 계속해서 좋은 성과를 내면서 과연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가 상용화될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국내 기업들도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개발에 속속 뛰어드는 모습이다.
이미 전 세계적으로 100여개가 넘는 후보 물질들이 임상에 들어갔거나 준비중이라는 점에서 제품 개발에 탄력이 붙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이 많은 제품 중 LACTIN-V와 함께 임상 3상이 막바지에 이른 약물들이 과연 FDA의 허들을 넘을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
현재 가장 가능성이 높은 치료제는 지난해 말 임상 3상을 마무리한 미국 세레즈 테라퓨틱스의 감염성 장염, 설사 치료제인 'SER-109'다.
세레즈 테라퓨틱스는 임상 3상 결과를 분석중에 있는 상태로 이르면 연내에 FDA에 품목 허가를 신청할 계획인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리바이오틱스의 장염 치료제 'RBX2660'과 에이오 바이옴의 여드름 치료제 'B244', 옥스테라의 원발성 과옥살산뇨증 치료제 'Oxabact'도 임상 3상 막바지에 있다는 점에서 조만간 허가 신청이 점쳐지고 있다.
국내에서도 일부 기업들이 발빠르게 약물 개발에 나서고 있다. 국내 기업중에는 지놈앤컴퍼니가 마이크로바이옴을 기반으로 하는 면역항암제 전 임상시험을 마치고 미국에서 임상 1상을 시작하며 포문을 열었다.
또한 종근당바이오도 마이크로바이옴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제시하며 3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투입해 간염 치료제 개발에 나선 상태다.
이외에도 쎌바이오텍과 고바이오 등도 면역항암제 분야에 초점을 맞추고 임상시험을 준비중에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바이오협회 관계자는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가 임상 등을 통해 충분한 가능성을 입증하면서 국내에서도 점차적으로 시장성을 기대하며 개발에 뛰어드는 기업들이 늘고 있는 추세"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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