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적으로 코로나 대유행 상황에서 포스트코로나로 전환되는 분위기 속에 주목되는 부분 중 하나는 '롱코비드(Long Covid)'다.
코로나 감염 이후 오랜 기간 신체적 후유증이 지속하는 것을 의미하는 롱코비드는 합병증 증가와 이로 인한 의료 부담이 함께 증가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 발병 3개월 이내에 시작돼 최소 2개월 이상 증상이 있으면서 다른 진단명으로 설명할 수 없는 경우를 코로나 후유증으로 정의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피로감, 호흡곤란, 우울 및 불안, 인지 저하 등 200개 이상의 다양한 증상이 보고되는 중이다.
특히, 해외에서는 코로나 백신 접종 당시부터 이슈가 됐던 혈전 후유증에 대해 집중하고 있다. 국가별 차이는 있지만 전반적으로 코로나가 정맥 색전증과 정맥 혈전증, 폐색전증 및 출혈과 상관관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중앙대광명병원 순환기내과 정영훈 교수(아시아 심장학회 부회장)는 코로나로 발생하는 혈전증을 두고 감염자들마다 혈전 발생의 차이가 생기는 데 주목하고 있다.
이미 정 교수는 이전부터 강조했던 '동아시아인 패러독스'와 마찬가지로 코로나 혈전증 역시 인종, 유전적 차이에 의한 효과/부작용 차이와 연관이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먼저 지속적으로 연구를 통해 발전시킨 동아시아인 패러독스에 대한 설명이 필요할 것 같다.
혈전 연구를 약 15년간 해왔다. 지금은 의료시스템이 많이 좋아져 국내에서 심혈관계 질환에 의한 나이보정을 통한 사망률이 전세계적으로 가장 낮은 수준이다. 유전적인 측면과 환경적인 부분 등의 이유가 있겠지만 혈전성향(thrombogenicity)에 대해서 주목하고 있다. 한국인의 경우 피가 덜 탁하고 이 때문에 심혈관계 질환도 상대적으로 덜 생긴다고 생각한다.
▲ 지난해에는 동아시아인 패러독스를 기반으로 동아시아권이 서구권에 비해 관상동맥질환으로 사망률이 낮은 대신 뇌졸중(뇌출혈)으로 이한 사망률이 높다는 연구도 제시했는데.
혈전성향은 콜레스테롤, 혈소판, 염증인자, 응고인자, 항응고작용, 비만 등의 다양한 요소들에 의해 결정된다. 이 성향은 동맥경화증의 진행 정도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혈전성 심혈관계 사건 발생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동아시아인은 이 혈전성형이 서구인에 비해 낮다. 실제 35~74세 남자를 대상으로 한 동맥질환 관련 사망률의 인종간 차이를 보면 관상동맥질환 사망이 서구인에서 높게 나타나는 반면 출혈성 뇌졸중 사망은 동아시아권에서 더 높게 나타났다.
▲ 이러한 시각이 코로나 백신 접종이나 확진 이후 발생하는 혈전 이슈와도 연관이 있다는 의미인가?
코로나 감염증은 3단계에 걸쳐 악화되는데, 처음 급성 감염으로 시작해 다음에 폐렴을 일으키고, 마지막 단계에서 사이토카인 폭풍으로 불리는 과도한 응고-염증 반응을 매개로 진행된다. 이는 심장근육을 포함한 주요 장기의 손상을 일으켜 환자를 사망에까지 이르게 한다.
해외에서는 사스와 메르스와 비교해도 코로나가 혈전성향이 훨씬 더 높다는 점에서 큰 이슈지면 국내에서는 상대적으로 덜 이슈가 됐다. 동아시아인은 낮은 '응고-염증 성향'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혈전증 발생 등의 치명적 사건 빈도가 낮을 수 있다는 생각이다.
▲ 구체적으로 코로나 환자의 정맥 및 동맥 혈전증 빈도는 어느 정도로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는지.
102개 연구의 6만4503명 환자를 대상으로 한 메타분석 결과 정맥 혈전증은 14.7%로 이중 하지 심부정맥혈전증은 11.2%, 폐색전증은 7.8%로 나타났다. 이중 중환자실 입원한 경우는 23.2%였다.
또 동맥 혈전증의 경우 전체 6.4%로 이중 급성관동맥증후군은 3.9%, 뇌졸중은 1.6% 이었다. 한국인의 빈도수는 구체적인 자료가 없어 정확한 빈도를 파악하긴 어렵지만 빈도가 낮을 것으로 추측된다.
서양의 경우 코로나 환자가 입원하면 일반적으로 헤파린을 쓰게 가이드라인이 돼있지만 한국은 무증상의 경우에는 사용하지 않는다. 상대적으로 덜 중요한 이슈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 앞으로 혈전성향을 기반으로 관심을 가지고 있는 연구 분야가 있는지?
코로나 환자가 모으기 힘든 상황이기 때문에 다양한 관점에서의 연구를 고민하고 있다. 절반적인 혈전성향을 확인할 수 있는 혈전탄성 묘사도(Thromboelastography, TEG) 등을 종양부터 병원이 강점을 가지고 있는 뇌질환이나 안질환 등의 특성을 파악하고 질환별 차이를 알아보는 영역을 늘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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