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사계가 성분명처방 도입을 촉구하기 위한 대국민 홍보를 전개하면서 의료계가 강력대응을 예고했다.
2일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시약사회는 이달부터 3개월 간 '내가 먹는 약 성분명 알기' 라디오 캠페인을 실시한다. 이번 캠페인은 성분명처방의 중요성을 국민들에게 알리기 위한 목적이다. 이번 캠페인은 40초 분량의 광고로 TBS라디오 8시 아침종합뉴스 직전 3분 간 전파를 탄다.
광고는 성분이 같아도 다른 제약사 약을 처방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사례를 들며 국민의 알권리를 강조하고 있다. 성분명처방이 도입된다면 국민이 의약품의 성분을 쉽게 알 수 있다는 내용이다.
이와 관련 서울시약 권영희 회장은 "이번 라디오 캠페인을 통해 성분명처방의 필요성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마련되기를 기대한다"며 "서울시약사회에서는 제도가 도입될 때까지 지속적인 대국민 홍보를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길고 험난한 여정이 되겠지만 그 시작을 회원들과 함께 할 것"이라며 "성분명처방이 제도화 돼야 진정한 의약분업이며 국민과 모두를 위한 사명으로 여기고 회원들을 믿고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의료계는 약사계의 성분명처방 도입 시도가 계속된다면 의료기관 앞 자동 약 포장기 법제화를 촉구하는 등 강력 대응하겠다고 반발했다. 이를 통해 성분병처방의 당위성인 높은 불용의약품 폐기율을 낮출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한 의사단체 임원은 "약국에서 너무 많은 약을 보관해 때문에 불용약이 생긴다는 것이 약사계 주장인데, 그렇다면 병원 앞에 자판기를 설치하고 도매상을 통해 계속 채우면 된다"며 "사람이 약을 포장하는 것보다 기계가 포장하는 것이 정밀도가 높고 관리료가 들지 않아 국민건강보험료도 낮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환자가 약을 먹고 문제가 생기면 항의하는 곳은 병원인데 성분명처방이 도입된다고 해서 복약지도가 얼마나 제대로 이뤄질지 의문"이라며 "더욱이 성분명처방을 도입한다면 복제약 문제가 불거질 텐데, 약사들이 약 선택권을 주장하는 것은 과욕이고 국민에게도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대한개원의협의회는 의약분업으로 국민의 국민건강보험 부담이 커진 상황을 강조했다. 의약분업 이후 관리료 명목으로 약국에 들어간 비용이 100조 원이 넘는다는 지적이다. 약사계 성분명처방 도입 시도가 계속된다면 의약분업 폐기와 선택분업을 촉구하는 등 강력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 대개협 김동석 회장은 "정부는 의약분업으로 국민 부담이 줄고 약가가 인하될 것이라고 선전했지만, 실제로는 국민 부담만 늘어났다. 의약분업이 잘못됐다는 것이 밝혀진 셈"이라며 "성분명처방도 문제가 밝혀진 상황인데 이를 계속 도입하려는 저의가 의문이다. 모두가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상생할 생각은 않고 의·약 갈등을 유발하는 것은 국민의 피로감만 가중하는 일이다"라고 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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