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 현실(VR)을 활용하면 환자의 불안감과 통증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특히 이러한 결과가 무작위 대조 임상시험(RCT)를 통해 도출됐다는 점에서 임상 적용에 획기적 발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지시각으로 16일 자마 네트워크오픈(JAMA Network open)에는 가상 현실이 실제 환자에게 주는 혜택에 대한 무작위 대조 임상 시험 결과가 게재됐다(10.1001/jamanetworkopen.2023.0001).
가상 현실은 4차 산업 혁명과 맞물려 눈부시게 기술이 발달하며 일상 생활에 적용되고 있지만 아직 의학적으로 활용은 걸음마 단계에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일부 학자들이 이에 대한 개입을 적극적으로 시도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그 근거가 미약하기 때문.
홍콩중문의과대학 웡(Cho Lee Wong)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이 소아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무작위 대조 임상시험을 진행한 배경도 여기에 있다. 가상 현실이 환자에게 혜택을 줄 수 있는지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서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2019년 1월부터 20202년 1월까지 4세에서 12세까지 149명의 소아 환자를 대상으로 가상 현실을 적용한 그룹과 그렇지 않은 그룹으로 무작위 배정해 통증과 불안 수치를 비교했다.
소아 환자들이 불안감과 통증을 호소하는 정맥 주사나 채혈 과정에 가상 현실을 적용해 혜택이 있는지를 확인한 것이다.
그 결과 가상 현실은 분명하게 불안감과 통증을 줄이는데 효과를 보이고 있었다. 모든 수치가 대조군에 비해 유의미하게 감소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주요 통증 지수인 FPS-R 점수를 비교하자 가상 현실을 적용한 환자는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점수가 평균 0.78점 내려간 것으로 확인됐다.
불안 또한 마찬가지 경향을 보였다. 주요 불안 지수인 CSAS-C를 비교하자 가상 현실을 적용한 환자들에게서 평균 0.41점이 낮아지는 결과가 나타났다.
이는 다른 요인들에게도 영향을 미쳤다. 의료진의 만족도 측면에서도 가상 현실이 개입된 환자를 볼때 34.5점을 기록하며 그렇지 않은 환자를 볼때(32.9)보다 수월했다고 답한 것.
아울러 정맥 채혈 시간 등도 가상 현실을 적용한 환자의 경우 4.43분으로 대조군 6.56분 보다 유의미하게 짧았다.
웡 교수는 "가상 현실이 실제 환자의 통증과 불안을 크게 개선한다는 것을 보여준 무작위 대조 임상시험 결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다른 상황에서도 충분히 임상적으로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연구"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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