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전공의 사직으로 시작된 의료대란이 결국 해를 넘길 가능성이 높아지자 의료기기 기업들도 이에 맞춰 체질 개선을 도모하고 있다.
사태가 장기화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전제로 주요 사업 계획들을 대대적으로 수정하며 대비에 나서고 있는 것. 이로 인해 일각에서는 대대적 구조조정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새어나오는 모습이다.
9일 의료산업계에 따르면 의료 대란 장기화로 의료기기 기업들이 내년도 전략을 대대적으로 수정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글로벌 A기업 임원은 "올해 중반까지만 해도 한시적 위기라고 판단했지만 더 이상 그렇게 받아들이기 힘든 상황이 왔다"며 "코로나 대유행과 같이 장기화를 전제로 두고 대비해야 하는 상태"라고 털어놨다.
이에 따라 A기업은 내년도 신규 런칭을 계획했던 품목을 대대적으로 변경하고 글로벌 본사 차원에서 전략을 재수립하고 있는 상태다.
또한 한시적으로 타 부서에 임시 발령했던 대학병원 영업 인력 등도 대대적인 재배치를 준비하고 있다.
이 임원은 "사실상 내년도 플랜을 2차, 3차에 걸쳐 다 뜯어고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인력배치부터 예산, 채용까지 의료대란의 장기화를 염두에 두고 진행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는 비단 A기업만의 문제는 아니다. 상당수 기업들도 마찬가지로 내년도 사업계획을 대대적으로 손질하고 있는 상태다.
전공의들이 이미 사직 1년여가 지나가면서 취업 등으로 진로를 돌렸고 정부와 합의 가능성도 낮아지고 있다는 점에서 더 이상 이 사태가 변수가 아니라는 판단에서다.
국내 B기업 임원은 "이미 올해 올해 KPI(Key Performance Indicator)가 엉망인 상태에서 이 구조를 그대로 가지고 내년을 맞이할 수는 없는 것 아니냐"며 "의료대란을 변수가 아닌 상수로 두고 사업 구조 전체를 손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B기업은 매년 진행하던 공채 규모를 대폭 줄이는 한편, 대학병원이 아닌 종합병원을 타깃으로 하는 영업 전략을 수립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대대적인 예산 절감책을 마련하는 한편, 필요하다면 희망 퇴직 등을 통해 조직을 슬림화하는 방안도 검토중인 상황이다.
이로 인해 투자 등 전략들도 차질을 빚고 있다. 이미 대대적 투자 계획을 세웠던 기업들은 이에 대한 전면 재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굳이 의료대란으로 인한 타격이 반영된 지표를 가지고 기업 가치를 평가받을 필요가 없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바이오텍 기업인 오름테라퓨틱이 이달로 예정된 IPO 계획을 철회하는 한편 동방메디컬 또한 자진 철회하며 무대에서 내려오자 이에 대한 위기감도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내년도 IPO를 추진하던 C기업 대표는 "글로벌 투자 분위기가 얼어붙은 상황에서 의료대란까지 장기화되면서 헬스케어 기업에 대한 기대감은 바닥을 치고 있는 상태"라며 "이미 오름테라퓨틱과 동방메디컬이 이를 보여주지 않았느냐"고 되물었다.
그는 이어 "그래도 밀고 나가보자는 의견도 있기는 하지만 일단 재검토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많다"며 "상황을 지켜보겠지만 이미 불가역적 상태인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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