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 갈등에 따른 전공의 집단 사직의 여파가 입원전담전문의제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전공의의 업무 공백이 업무량 증가로 이어졌지만 보조 인력 지원이 없다는 응답이 50% 이상이었고, 이에 따라 사태 장기화 시 사직하겠다는 응답도 34%에 달했다.
대한내과학회 입원의학연구회가 소속 입원전담전문의를 대상으로 의-정 갈등 사태 이후 근무 패턴 변화를 조사한 연구가 대한내과학회지(KJM)가 12월호에 게재됐다(doi.org/10.3904/kjm.2024.99.6.315).
입원환자를 대상으로 입원부터 퇴원까지 환자진료를 직접적으로 책임지고 시행하는 입원전담전문의제는 2021년 1월부터 본사업으로 현재까지 진행 중이다.
입원전담전문의는 입원초기 진찰, 경과 관찰, 환자·가족 상담, 병동 내 간단한 처치·시술 실시, 퇴원 계획 수립 등 전반적인 주치의 역할 수행해 입원 환자의 안전 강화와 의료의 질 향상을 도모한다.
실제로 제도 도입 후 응급실 체류 시간 단축, 재원 기간 단축, 환자와 간호 의료진 만족도 증가, 주말을 포함하는 연속적인 근무가 입원 환자의 중환자실 입실 및 사망 위험을 낮춘다는 국내 연구들이 보고된 바 있다.
입원의학연구회는 의-정 갈등 및 이로 인한 전공의 집단 사직 사태가 입원전담전문의의 근무에 미친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 4월 2~30일까지 소속 입원전담전문의를 대상으로 이메일 방식의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설문조사는 개인 식별 정보를 제외하고 응답자의 특성, 근무 유형, 근무 시간, 환자 부담, 보조 인력의 가용성 및 의과대학 증원 사태 후 직무 범위 변화 등을 파악하는 데 활용됐다.
63명의 입원전담전문의가 응답했으며 남녀 비율은 균등했고 평균 연령은 39세, 응답자의 대부분은 내과계 입원전담전문의(92.1%)였다.
병원 등급은 3차 종합병원(77.8%)이 가장 많아 대부분의 입원전담전문의들이 대형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직·소속으로는 독립된 부서에 속한 의사가 60.3%, 비독립 부서에 속한 의사가 39.7%를 차지하고 있었다.
분석 결과 의과대학 증원 사태 전 근무 시간은 평균 40시간이었으며 입원전담전문의의 상당수(41.2%)가 보조 인력 없이 일하고 있었다.
의과대학 증원 사태 전후 근무 형태의 변화로는 전체적인 근무 시간의 변화와 근무 형태의 조정이 두드러졌는데 전일 근무하는 전담의가 22.2%에서 39.7%로 유의미하게 증가했다.
반면 주간 근무자 비율은 60.3%에서 52.4%로 감소했으며 주 7일 근무자도 15.9%에서 6.3%로 줄어들었다.
근무 시간 역시 의과대학 증원 사태 전후 평균 40시간에서 45시간으로 증가했는데 이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다.
환자 수에 대한 데이터는 통계적 유의성은 없으나 10명 미만을 보는 의사의 비율이 증가했고 11~15명을 보는 의사의 비율은 감소했지만 26명 이상을 보는 의사의 비율 3% 증가했다.
근무 조건의 악화에도 불구하고 추가적인 보조 인력 증원이 없는 경우가 50% 이상이었고, 근무 외 추가 수당이 없다는 응답도 50%를 넘었다.
늘어난 업무는 기본 술기라는 응답이 83.9%로 가장 많았고 이어 당직이 45.2%를 차지했다.
입원전담전문의의 수에 대한 설문에서 응답자의 15%는 같은 기관에서 일하던 입원전담전문의의 수가 줄었다고 답했고 향후 사태 진행에 따라 33.9%가 사직하겠다고 답했다.
이와 관련 대한내과학회 입원의학연구회는 "설문 결과 의대 증원 사태 이후 입원전담전문의는 이전보다 과중한 업무를 맡고 있었다"며 "진료량 급증과 소진에 노출돼 있어도 진료를 뒷받침할 수 있는 인력과 시스템의 변화가 빠르게 도입되지 않음을 관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사태 장기화 시 입원전담전문의 사직에 따른 수련병원 입원 진료 시스템의 붕괴도 조심스럽지만 예측할 수 있었다"며 "향후 의과대학 증원 사태의 장기화가 현실화될 경우 환자 안전에 미치는 영향과 의료진의 소진 및 사직률의 변화 추이에 대해 평가가 필요하다"고 결론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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