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이하 의협 비대위)는 22일 대한의사협회에서 '의료 농단 및 책임자 처벌을 위한 전국의사대표자대회'를 열고 정부 의료 농단 저지를 위한 전 직역의 통일된 목소리를 주문했다. 정부 의료 개혁 정책의 문제를 더 강력하게 알리고, 관련 책임자를 처벌해야 한다는 요구다.

이는 의협 비대위가 추진하는 첫 공식행사로 전국에서 개원의, 봉직의, 의대 교수, 전공의 등 지역·직역 대표자들이 모여 향후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의협 비대위 박형욱 위원장은 의료 농단 저지와 책임자 처벌을 위해 최후까지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그는 의료계 전 직역과 지역이 하나의 울타리 안에서 논의하는 전통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각자가 의료계를 대표한다는 듯 행동하는 것은 해가 된다는 우려다.

박 위원장은 "비대위 가장 중요한 목적은 전공의와 의대생을 포함해 의료계 전 직역이 하나의 울타리에서 논의하는 장을 만드는 것"이라며 "의료계는 늘 갈라치기 당하고 있다. 이는 다양한 직역과 지역에 따라 이해가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전체의 이름으로 특정 집단에 무언가를 강요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짧은 시간 비대위원장으로 일했지만, 의료계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 분명하게 보인다. 서로 비난하기보다 내가 속한 집단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생각하고 실천하는 것"이라며 "이런 과정을 통해 개원의, 봉직의, 전공의, 의대생 등 전 직역의 뜻을 하나로 결집해 나갈 수 있다면 의료 농단 저지와 의료정상화는 한 걸음 더 다가올 것"이라고 촉구했다.

의협 대의원회 김교웅 의장도 지금이 의료 농단을 종식할 적기라고 강조했다. 오는 2025년엔 활로를 찾아 회원들에게 희망을 안겨줘야 한다는 주문이다. 또 이를 위한 의료계의 연대를 촉구했다.

그는 "우리는 1년을 끌어온 의료 농단을 종식하고 다가오는 2025년에는 14만 회원에게 희망을 안겨줄 활로를 기필코 찾아야 한다는 절박함으로 이 자리에 섰다"며 "우리가 달라져야 한다. 우리가 의료현장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 정부의 의료 개혁이 잘못됐다고 우리 모두 나서서 더 적극적으로 또 강한 방법으로 각인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회도 나서 힘을 보탰다. 특히 개혁신당 이주영 의원은 격려사를 통해 정시 모집을 중단할 유일한 방법은 의대에 권함을 위임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이를 위해 의대 교수들이 나서 책임지려는 모습을 보여줄 것을 촉구했다.

이 의원은 "의료계 또한 정부와 마찬가지로 책임지겠다고 나서는 사람이 아직 드러나지 않았다. 의료를 다시 살아나게 할 수 있는 건 의료계뿐이며 젊은 의사가 다시 의업을 하고 싶게 만들 사람은 선배 의사뿐"이라며 "마찬가지로 학생이 돌아오게 만들 수 있는 사람은 오직 교수뿐이다. 정시 모집을 중단할 유일한 방법은 의대에 권함을 위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의대 교수가 책임질 테니 법적인 문제부터 교육에 이르기까지 준비된 만큼 뽑아서 교육하고 적어도 학교 소송은 우리가 책임지겠다고 학생 앞에 나서 달라"며 "전공의에게도 수련병원에 돌아오면 원하는 공부를 가장 효율적이고 가장 전문적으로 다시 잘 할 수 있게 해주겠다고 약속해 달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내년도 의대 정원 문제를 논의할 여야의정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다. 우선은 정부 의료 개혁 실패를 수습할 대책부터 마련해야 한다는 우려다. 당장의 문제 외에도 지역·필수의료 강화, 의사과학자 양성, 합리적 의대 증원 규모 등 중장기 현안이 산적해 있다는 것.

안 의원은 "정부가 의료계와 대화를 재개하기 위해서라도 정부 차원의 공식 사과가 필요하다. 윤석열 정부의 의료 개혁은 처참하게 실패했다"며 "응급실 뺑뺑이는 물론 필수의료와 지역의료는 이미 다 무너져서 복구하기 힘든 지경이 됐고, 내년 신규 의사와 전문의 배출은 중단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인턴, 공중보건의, 군의관의 공급도 중단됐다"면서 "몇조 원의 국가 예산을 당겨썼지만 의료 개혁은 커녕 의료시스템의 붕괴를 막기는 어려워 보인다"며 "때를 놓쳐 의료시스템이 무너지면 복구하는 데 수십 년이 걸릴 것인 만큼, 대통령 권한대행과 여야는 절박한 각오로 당장 수습에 나서기를 촉구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