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칼타임즈=허성규 기자] 원가 상승 등으로 제약업계의 어려움이 커지는 가운데 약가 인하까지 예고되면서 국내 제약사들의 제품 개발 전략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과거에는 시장성이 확인된 성분을 중심으로 제네릭 품목을 최대한 확보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면, 최근에는 제형을 바꾸거나 일반약 시장에서 새로운 성장 영역을 찾는 등 돌파구를 모색하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28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제약사들은 구강붕해정 등 제형 차별화와 함께 특정 일반약 시장을 겨냥한 제품 개발을 확대하고 있다.
정부의 약가제도 개편으로 제네릭 약가 산정률이 기존 53.55%에서 45%로 낮아지면서 단순히 품목 수를 늘리는 전략의 부담이 커진 것이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블록버스터 제네릭 시장에서는 허가 이후 실제 급여 진입이나 출시를 포기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결국 허가 품목을 얼마나 많이 확보하느냐보다 실제 시장에서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는 제품인지가 중요해지고 있는 셈이다.
제형 차별화는 약가 인하에 대응하는 방안인 동시에 제품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활용되고 있다. 최근에는 기존 성분 제제를 구강붕해정으로 변경하는 방식이 활발하다.
올해 로수바스타틴·에제티미브 복합제 시장에서는 지엘파마를 시작으로 여러 제약사가 구강붕해정 허가에 나섰다. 이미 다수의 제네릭이 경쟁하는 성분이라도 기존 정제와 다른 제형을 통해 새로운 경쟁 영역을 확보하려는 것이다.
보노프라잔 시장에서도 알보젠코리아가 구강붕해정 개발을 위한 임상에 들어갔고, 피타바스타틴 시장에서도 JW중외제약이 기존 제품의 구강붕해정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구강붕해정은 물 없이 복용할 수 있어 복약 편의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제품 차별화가 가능하며, 약가 산정에서도 기존 제형과 차이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이 개발 유인으로 작용한다.
이같은 전문의약품의 제형 차별화 외에도 제약업계는 일반약 시장에서 성장성이 확인된 특정 영역을 찾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대표적으로는 여드름 치료제로 쓰이는 아젤라산과 기미·주근깨 등 색소침착 치료에 활용되는 히드로퀴논 등이 있다.
아젤리아크림의 성장에 따라 올해 GC녹십자, 퍼슨, 마더스제약, 한미약품, 광동제약 등 5개사가 아젤라산 성분 일반약을 새롭게 허가받았다. 여기에 히드로퀴논도 올해 13개사가 14개 품목을 새롭게 허가받으며 후발 진입이 이어졌다.
또한 아젤라산을 비롯해 이부프로펜피코놀·이소프로필메틸페놀 복합제, 살리실산, 니코틴산아미드 등에서도 신규 품목이 이어지면서 피부 외용제 시장 내 경쟁 성분도 다양해지고 있다.
전립선비대증 관련 쿠쿠르비트종자유엑스 제제도 올해 4개 업체가 신규 품목을 확보하면서 경쟁군이 확대됐다. 췌장 외분비 기능장애에 사용되는 췌장효소제 시장에서도 후발 제약사의 진입이 이어지고 있다.
크레온캡슐과 노자임캡슐이 양분해온 비급여 일반약 시장에 제네릭과 제형 변경 품목이 등장하면서 경쟁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이처럼 일반약에서도 성장성이 확인된 시장뿐 아니라 규모는 크지 않더라도 경쟁자가 제한적이거나 제품 차별화가 가능한 세부 영역을 중심으로 후발 제약사의 진입이 이어지고 있다.
결국 국내 제약사들은 단순히 품목을 확대하는 데 그치지 않고 새로운 경쟁 영역을 확보할 수 있는 세부 시장 공략을 개발 전략의 한 축으로 삼고 있다.
약가 인하가 본격화되면서 제약사들에게도 제품 개발의 기준이 달라지고 있다. 얼마나 많은 품목을 확보할 것인가보다 어떤 제형과 성분, 어떤 시장에서 차별화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커지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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