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내시경을 받으러 온 젊은 여성들을 전신마취한 뒤 상습적으로 성폭행한 혐의로 1심에서 준강간죄가 적용됐던 의사에 대해 항소심 법원이 강간죄를 적용했다.
내과의사 A는 수면내시경을 받으러 온 20~30대 여성환자 3명에게 수면내시경 치료 후 전신마취제(아네폴)를 주사하고 성폭행한 혐의에 대해 준강간죄로 기소되어 1심에서는 징역 7년을 선고받았으나, 항소심에서 강간죄를 적용, 징역 5년을 선고한 것이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이 수면내시경 검사를 마친 뒤 다시 전신마취제를 피해자에게 주입하고 간음한 것은 준강간 혐의가 아닌 강간 혐의를 적용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수면내시경용 마취제는 수면내시경 검사에 소요되는 시간에 맞춰 필요한 만큼 투여되는데, 피고인은 일정 시간이 지나면 환자가 깨어날 것을 알고 다시 전신마취제를 투여했기 때문에 강간죄를 적용함이 마땅하다"고 밝혔다.
강간죄는 폭행 또는 협박으로 부녀를 강간하는 경우에 성립되고, 강간이란 폭행·협박에 의하여 상대방의 반항을 곤란하게 하고 부녀를 간음하는 것을 말하면, 여기서 간음이란 남자의 성기를 여자의 성기 속에 몰입케 하는 것을 뜻한다.
준강간죄는 사람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하는 경우에 성립하고, 심신상실이란 단순히 생물학적 기초에서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없는 경우 뿐만 아니라 수면중의 부녀 또는 일시 의식을 잃고 있는 부녀도 포함되며, 항거불능이란 심신상실 이외의 사유로 인하여 심리적 또는 육체적으로 반항이 불가능한 경우를 말한다.
심리적으로 항거가 불가능한 경우로는 의사가 자기를 신뢰한 여자환자를 치료하는 것처럼 하면서 간음한 경우를 들 수 있으며, 포박되어 있거나 수회의 강간으로 기진되어 있는 부녀는 육체적으로 반항이 불가능한 경우에 해당한다.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에 이르게 된 원인은 묻지 않는다. 그러나 행위자가 간음 또는 추행을 행하기 위하여 이러한 상태를 야기한 때, 예컨대 수면제나 마취제를 먹인 경우에는 준강간죄가 성립하는 것이 아니라 강간죄를 구성하게 된다.
따라서, 본 건에서 내과의사 A는 수면내시경 주사 후 전신마취제를 주사하고 간음한 것이므로 단순히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를 이용한 것이 아니라 폭행으로 상대방의 반항을 곤란하게 한 것이라 할 것인바, 준강간죄가 아닌 강간죄가 적용된 것이다.
매주 의료법률칼럼을 게재하는 현두륜, 최재혁 변호사는 메디칼타임즈 독자들을 위해 법률상담서비스를 실시합니다.<상담 전화:02-3477-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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