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9대 대통령 선거가 정확하게 한달 남은 현재 과연 일선 민초의사들이 바라보는 정국은 어떠한 모습일까.
또한 18대 대선에서 공식적으로 지지를 보냈던 박근혜 전 대통령과 새누리당의 보건의료정책에 대해 그들은 어떠한 평가를 내리고 있을까.
메디칼타임즈가 전국 272명의 의사들을 대상으로 대면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이러한 궁금증을 풀기 위해서다.
이번 설문에서 272명의 의사들은 박근혜 정부의 보건의료정책에 대한 냉혹한 평가와 더불어 차기 정부의 과제와 대한의사협회를 바라보는 시선에 대해 세세한 이야기를 털어놨다.
원격의료 강행에 평가 최하점…"담배값 인상은 긍정적"
설문에 응답한 272명의 의사들은 박근혜 정부의 보건의료정책에 대해 상당한 회의감을 가지고 있었다.
지난 번 대선에서 지지한 정당을 묻는 질문에 절반 이상이 새누리당을 꼽았지만 박근혜 정부의 정책에 대해서는 낙제점을 준 것.
실제로 박근혜 정부의 보건의료정책에 대한 평가를 묻는 질문에 잘했다고 평가한 응답은 단 6명에 불과했다. 매우잘했다는 답변도 2건이 있었고 잘한 편이라는 의사도 4명이었다.
하지만 대부분은 매우 회의적인 답변을 내놨다. 매우 잘못했다는 답변이 182명으로 66%에 달했고 일부 잘못했다는 응답도 60명이나 됐다. 보통이라는 응답은 24명이었다.
의사 10명 중 8명이 박근혜 정부의 보건의료정책에 강한 회의감을 표시한 셈이다.
그렇다면 과연 어떠한 부분에 의해 이처럼 마음이 돌아선 것일까. 가장 큰 요인은 역시 원격의료였다.
잘못했다고 평가한다면 어떠한 정책을 지적하고 싶냐고 묻자(중복응답) 원격의료추진을 꼽은 의사가 180명이나 됐다.
또한 최근 가장 이슈가 되고 있는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허용은 명백한 잘못이라는 답변이 132명으로 뒤를 이었으며 3대 비급여 폐지(24명), 4대 중증 보장성 강화(6명)를 꼽은 의사도 있었다.
결국 원격의료 추진에 대해 의사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었으며 이로 인해 박근혜 정부의 보건의료정책에 대한 비판으로 이어졌다는 의미다.
그나마 잘 한 정책으로는 담배값 인상을 꼽은 의사들이 많았다. 잘했다고 평가한다면 어떤 정책에 점수를 주겠냐고 묻자(중복응답) 담배값 이상을 꼽은 의사가 50명으로 가장 많았다.
또한 4대 중증 보장성 강화를 꼽은 의사도 50명이었고 3대 비급여 폐지도 18명의 의사들이 지지를 보냈다.
설문에 응답한 50대 개원의는 "의사들이 그토록 강하게 원격의료에 대해 반발했을때는 이유가 있는 것"이라며 "전문가들의 의견을 무시한 채 정책을 밀어붙인 것은 누가 봐도 지적받아야 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원격의료, 대한의사협회까지 불똥…차기정부 정책 1순위는 '저수가'
이렇듯 원격의료에 대한 일선 의사들의 반발심은 대한의사협회까지 불똥이 튀었다. 상당수 의사들이 이를 저지하지 못한 의협에 실망감을 표시했기 때문이다.
원격의료와 한의사 현대 의료기기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의협의 대관 정책을 지적하는 의사들이 많았다는 의미다.
실제로 의협의 대국회 및 대정부 활동에 대한 평가를 묻자 부정적인 응답이 절반이나 됐다.
매우 심각할 정도로 잘못하고 있다는 답변이 32건이나 됐으며 잘못하고 있다고 지적한 의사도 102명이나 됐다.
매우 잘하고 있다는 평가를 내린 의사는 2명에 불과했고 잘하고 있다는 응답도 12건에 불과했다.
그나마 132명이 '보통'이라는 답변을 내놓으면서 아직 기회가 남아있다는 것을 확인한 것에 안도해야 했다.
설문에 응답한 50대 개원의는 "물론 원격의료 등 일부 사안에 대해 의협이 늑장대응을 한 것에 불만은 상당하다"며 "하지만 그래도 의협에 힘을 실어줘야 하는 것은 맞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이어 "잘했다고 볼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잘못했다고 지적만 해서는 발전이 없다"며 "지적할때 지적하더라도 그것은 내부적으로 평가해야지 외부로 이를 돌려서는 안된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한달 앞으로 다가온 19대 대선에서 의사들이 차기 정부에 바라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원격의료에 대한 불만에도 불구하고 역시 수가제도 개편이 꼽혔다.
결국 생존과 직결되는 수가제도 개편이 현안보다 우선시 되고 있는 셈이다.
차기 정부가 가장 먼저 해결해야할 보건의료정책과제를 묻자(중복응답) 무려 75%에 달하는 204명이 저수가 체제 개선을 가장 먼저 꼽았다.
이어 가장 불만을 샀던 원격의료 폐지를 꼽은 의사가 48명으로 뒤를 이었고 최근 의료계에 큰 논란이 일고 있는 현지조사와 방문확인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응답도 36건이 됐다.
이외 의사들은 차기 정부에 바라는 점으로 보건부 신설, 일차의료육성, 실손보험제도 개선, 심사제도 개선 등을 꼽기도 했다.
설문에 응답한 A시도의사회장은 "완전히 경제적으로 안정된 일부 선배들을 제외하고는 지나가는 의사를 모두 붙잡고 물어봐도 10명 중 9명은 저수가에 대한 불만을 털어놓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그나마 대선 주자 대부분이 저수가 체계에 문제를 인식하고 공약으로 내세운 만큼 차기 정부에서는 이러한 문제에 대해 공감대를 가지고 함께 문제를 풀어갔으면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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