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의사 총 궐기대회로 보건복지부와 협상 테이블을 이끌어낸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가 휘청이고 있다. 협상단을 놓고 내분이 이는데다 병원계가 독자노선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만약 대한병원협회가 독자노선을 고집한다면 비대위는 의원급 비대위로 전락할 수 밖에 없는 상황. 이로 인해 비대위는 병협에 강력하게 항의하며 즉각적인 복귀를 촉구하고 있다.
대한병원협회는 최근 문재인 케어 대책실행위원회를 구성하고 의협 비대위에 복지부와 직접적 협상을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공문을 통해 전달했다.
이미 병협은 이송 부회장을 필두로 서진수 보험위원장, 정영호 총무위원장 등으로 구성된 위원회를 구성한 상태로 향후 직접 복지부와 협상을 진행하며 병원계의 입장을 전달하겠다는 방침이다.
병협은 "비대위가 전국의사 총궐기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하는 등 의료계를 위해 많은 대응과 노력을 해온 것에 감사한다"면서도 "이제 구체적인 협상이 추진되는 단계인 만큼 실행위원회를 구성해 복지부와 실무협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렇듯 병협이 독자노선을 선언하자 의협 비대위는 발끈하며 즉각적인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지금까지 협상을 이끈 비대위와 함께 협상을 진행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것이 비대위의 요구다.
의협 비대위는 "투쟁은 비대위에 맡기고 전국 3만 회원들의 외침으로 협상이 시작되자 이제서야 협상은 독자적으로 하겠다는 병협의 태도는 이율배반적"이라며 "병협이 독자 협상을 진행한다면 중소병원협회, 의원협회와도 독립 협상이 진행될 수 밖에 없으며 이는 복지부의 의도대로 흘러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병협이 이탈이 곧 의료계의 분열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는 비판. 특히 지금까지 힘을 유지해온 비대위가 의원단체로 전락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위기감이 높아지는 모습이다.
비대위는 "병협이 별도 협상에 나서면 비대위는 13만 의사의 기구가 아니라 의원의 입장을 전달하는 기구로 전락하게 된다"며 "이는 13만 의사들의 뜻과는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되는 선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비대위가 대화 창구 단일화를 요구했던 것은 첨예하게 갈리는 과별, 종별 이해관계를 조율하며 의약분업 이래 건강보험제도의 근간을 다시 세우는데 목소리를 함께 하자는 의미"라며 "이로 인해 복지부도 비대위와 단일 창구로 대화를 진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비대위는 즉각 병협이 비대위에 비대위원을 파견해 목소리를 내 줄 것을 촉구했다. 만약 그렇지 않을 경우 특단의 대책을 강구하겠다는 입장이다.
비대위는 "병협도 지금까지 비대위원으로 대표를 파견해 투쟁을 공조해온 만큼 분열하기 보다는 대표를 파견해 의료계가 단일한 목소리를 내도록 힘을 모으는 것이 타당하다"며 "만약 비대위의 입장을 존중하지 않고 개별협상에 나선다면 비대위도 중대한 결심을 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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