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다공증 예방을 위해 권장되는 비타민 D 섭취가 골절 예방에 대한 실질적 효과가 없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파장이 예상된다.
지금까지 골다공증 예방을 위해 비타민 D를 섭취해야 한다는 것이 주된 권고 지침이었다는 점에서 이번 연구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사다.
2일 의학계에 따르면 미국 보스턴 브리검 여성병원(Brigham and Women's Hospital) 소속 메릴 S. 르보프(Meryl S. LeBoff) 등 연구진이 진행한 비타민 D 복용과 골절률 분석 연구 결과가 국제학술지 NEJM에 게재됐다(10.1056/NEJMoa2202106).
햇빛 속 자외선을 통해 형성할 수 있는 지용성 비타민 D는 칼슘 대사 및 체내 칼슘 농도 항상성 등에 관여해 결핍 시 골연화증과 골다공증의 위험이 높아진다.
다양한 내분비 관련 학회들이 골다공증 예방을 위한 비타민 D 보충을 권장하는 등 골절 예방 효과가 '통설'로 받아들여졌지만 실제 효과에 대한 연구는 그간 일치하지 않았다.
연구진은 비타민 D와 오메가 3의 심혈관 보호 효과를 살핀 VITAL 임상을 재분석하는 방법으로 효과 판별에 들어갔다.
분석 결과 5.3년의 중앙 추적 기간 동안 대상자 2만 5871명(여성 50.6% 및 흑인 20.2%) 중 1551명에서 총 1991건의 골절 사고가 발생했지만 비타민 D 복용군은 위약과 비교해 전체 골절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비타민 D 복용자 1만 2927명 중 769명이, 위약군 1만 2944명 중 782명에서 골절이 발생해 위험도가 비슷했고, 비척추 골절(위험 비율 0.97) 또는 고관절 골절(위험 비율 1.01) 역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연구진은 연령, 성별, 인종, 민족, 체질량 지수, 혈청 25-하이드록시비타민 D 수치를 포함한 특성을 반영해 분석했지만 치료 효과 및 부작용에 있어 그룹 간에 실질적인 차이를 발견하지 못했다.
연구진은 "비타민 D 보충은 일반적으로 건강한 중년 및 노년층에서 위약군 대비 골절 위험이 유의하게 낮추지 못했다"고 결론내렸다.
그간 통념으로 여겨져왔던 비타민 D의 효과와 다른 결론이지만 임상 전문가들은 확대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내분비학회 관계자는 "한국인의 약 80%가 비타민 D 부족에 시달리고 칼슘 섭취 역시 일일 권장량에 못 미친다"며 "해당 연구는 실제 비타민 D의 골절 예방 효과를 위해 설계된 임상에서 얻어진 결과가 아닐 뿐더러 지역, 나라, 인종별 비타민 D 충족 여부와 같은 특성을 반영하지 못하기 때문에 인용에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상자 모집에 있어 비타민 D 부족군이나 골다공증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임상을 설계했다면 다른 결과가 나왔을 수도 있다"며 "비타민 D의 일일 섭취 용량, 복용 기간, 복용 방법 등 다양한 변수가 있기 때문에 하나의 연구를 가지고 일반화하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는 "비타민 D는 칼슘의 흡수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골다공증 예방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보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비타민 D는 그 자체로 골다공증 치료제가 아니기 때문에 치료적 접근으로써 치료제와 비타민 D를 함께 복용하는 경우와 건강기능식품으로 비타민 D만 복용하는 것은 예후가 다를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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