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개원 17년째를 맞이하는 A성형외과의원 김모(57)원장은 요즘 부쩍 의기소침해졌다. 해를 거듭할수록 찾아오는 환자 수가 줄어드는 것은 물론 후배 개원의들과의 경쟁에서 뒤처지고 있다는 자괴감마저 들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얼마 전 비성형외과 전문의였던 후배 개원의들이 미용·성형 관련 학회에서 기술을 배워 실제로 시술까지 한다는 소식을 듣자 그의 심리적 부담은 더욱 심해졌다.
7일 개원가에 따르면 개원의들이 전공과목에 상관없이 미용·성형 분야에 뛰어들기 시작하면서 아직은 왕성한 활동을 해야할 50대 초·중반 이후의 성형외과 개원의들이 경쟁에서 밀려나고 있다.
그리고 같은 50대 이후의개원의라도 미용·성형분야 내에서 생존경쟁이 치열한 만큼 내과, 이비인후과 등 급여진료과목에 비해 성형외과 등 비급여 진료과목의 개원의가 느끼는 소외감과 심리적 압박이 더욱 크게 작용한다.
실제로 경북의대 감신 교수와 제주의대 이상이 교수가 연령별 수익을 조사한 바에 따르면 30~35세 2141만원, 36~39세 2476만원, 40~45세 2554만원, 46~49세 2389만원으로 45~50세가 가장 높았고 이후 50~55세 2070만원, 56~59세 1594만원, 60~65세 1406만원, 65세이상 1129만원으로 50세 이후부터는 급격히 수익이 감소했다.
즉, 개원의들의 수익이 50세 이후로 접어들면서 줄어든다는 것은 그만큼 활동이 저조해지고 생존경쟁에서 살아남기 힘들어졌다는 얘기다.
특히 최근에는 젊은 개원의들이 공동개원형태로 공동 마케팅을 실시하는 등 공격적으로 환자 유치에 나서고 있어 이에 대응하기는 더욱 만만치 않다.
김 원장은 "후배들이 적극적으로 홍보활동을 펼치는 모습을 보면 한번쯤 해볼까 싶은 생각도 들지만 현재 재정 상태도 좋지 못한 상황에서 마케팅에 투자하는 것은 부담스러워 엄두도 못내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성형수술이 외과적 수술에서 비침습적 시술로 트랜드가 변화하고 있는 것과는 무관하게 50대 이후의 성형외과 개원의들은 과거부터 지속해온 시술법만 고수하다보니 새로운 성형시술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강남의 B성형외과의원 정모 원장은 "최근 비성형외과 전문의들이 비침습적 미용시술을 배워 환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것 같다"며 "환자들도 과거와 달리 외과적인 성형수술에 익숙한 50대 이후의 성형외과 개원의들보다 자연스러운 수술 결과를 얻을 수 있는 비침습적 시술을 선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 원장은 이어 "50대 이후 개원의 상당수는 기존에 확보해놨던 인맥을 통해 환자를 유지해나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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